스포츠조선

"5툴? 7툴까지 가겠다" 130m 빅아치, 2년차 후배 타자 향한 레전드의 극찬…'이종범의 재림' 가까워지고 있다[잠실 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9-06 21:18 | 최종수정 2023-09-07 05:23


"5툴? 7툴까지 가겠다" 130m 빅아치, 2년차 후배 타자 향한 레전…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4회초 1사 3루 김도영이 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6/

[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6일 잠실구장.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만들어낸 타구는 전율 그 자체였다. 팀이 3-0으로 앞선 4회초 1사 3루에서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곽빈과의 1B1S 승부에서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146㎞ 직구를 걷어 올렸다.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잠실구장 좌측 외야 펜스를 넘어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투런포로 연결됐다. 홈팀 두산이 데이터분석업체에 의뢰해 내놓은 분석표에 기재된 비거리는 125.4m. 이날 방송 중계사 데이터상엔 비거리가 130m로 표기됐다. 3루측 KIA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였고, 1루측 두산 응원석도 놀라움의 침묵이 흘렀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레전드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앞선 타석에서 비슷한 코스의 공에 당했기 때문에 노리고 들어온 것 같다"며 "가슴 높이로 오는 빠른 공을 쳤다.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게 대단하다"고 말했다. 김태형 해설위원 역시 "완벽한 체중 이동과 타이밍에 맞았다.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평했다.

타이거즈 출신으로 신인왕에도 올랐던 레전드 이 위원의 찬사는 계속 이어졌다. 그는 김도영을 두고 "고졸 2년차 선수가 타격의 파워와 테크닉을 다 보여주고 있다"며 "김도영을 두고 5툴에 가장 가까운 선수라고 칭하는데 이제 7툴까지 가겠다"고 찬사를 보냈다.


"5툴? 7툴까지 가겠다" 130m 빅아치, 2년차 후배 타자 향한 레전…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4회초 1사 3루 김도영이 투런포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6/
다재다능한 야수를 두고 흔히 붙는 수식어인 5툴 플레이어. 콘텍트 능력과 장타력, 주루, 수비, 송구 모두 갖춘 선수를 뜻한다. 이 위원은 여기에 선구안과 수비 범위까지 더해 7툴 플레이어란 수식어를 붙였다.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 '탈고교급 타자'로 평가됐던 그가 KIA에 입단하자 '천재 타자', '이종범의 재림', '5툴 플레이어' 등 각종 찬사가 뒤따랐다. 그러나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김도영은 정규시즌 103경기 타율 2할3푼7리(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4에 그쳤다. 개막 엔트리 합류 후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초의 개막전 리드오프 출전이란 영예도 안았으나, 4월 한 달간 타율이 1할대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부침을 겪은 끝에 대타 요원으로 남은 시즌을 보냈다.

2년차에 접어든 김도영. 개막 두 경기 만에 왼쪽 중족골 골절상으로 두 달 넘게 이탈한 그를 두고 우려의 시선이 컸다. 그러나 김도영은 1군 합류 후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안타(62개), 홈런(4개), 타점(27개), 도루(15개) 모두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5툴? 7툴까지 가겠다" 130m 빅아치, 2년차 후배 타자 향한 레전…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4회초 1사 3루 김도영이 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6/
김도영은 비시즌 기간 체력보강에 집중하면서 올해를 대비했다. 심리적 안정감도 찾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달라진 모습을 드러냈다. 별다른 노림수 없이 나가던 방망이가 간결해지기 시작했고, 힘도 부쩍 붙었다. 지난해 볼넷 22개를 골라내는 동안 62개에 달했던 삼진 숫자가 올해(볼넷 22개, 삼진 38개)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선구안도 크게 개선됐다. 개막 전 부상한 뒤 김도영과 함께 재활 기간을 소화한 베테랑 나성범과의 동행도 김도영이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을 찾는 데 적잖은 보탬이 됐다. 지난해 백업 역할을 맡으면서 1군 동행을 이어간 부분 역시 올 시즌 안정감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데뷔 시즌 부진에 위축되지 않고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낸 김도영. 부상이란 변수 속에서도 발전세를 이어가 결과를 만들며 자신감은 또 한 뼘 성장했다. 이종범 이후 또 다른 천재 타자를 갈망했던 타이거즈의 바람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모양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