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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손 혁 단장에게 자충수가 돼버린 감독 교체, 지켜보는 눈이 너무 많아졌다.
프로 구단에서 감독이 '파리 목숨'인건 누구나 다 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바뀔 수 있다. 또, 야구단도 회사다. 오너가 직원을 바꾸고 싶으면,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쓰고 싶으면 누가 말릴 수 없다.
하지만 프로야구단은 팬과 하나가 돼야 한다. 중요한 감독 교체같은 경우, 팬들의 동의를 구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공감은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5월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연승을 기록한 감독을 경기 후 잘라버렸다. 상식적이지 않은 타이밍이었다. 한화는 부랴부랴 연패 과정 교체가 결정됐고, 그룹 재가를 받느라 시간이 흘렀다는 해명을 했지만 이미 민심은 잔인한 결정에 돌아선 후였다.
그 후폭풍 화살이 손 단장에게 향하고 있다. 누가 봐도 이번 교체 작업을 진두지휘한 인물. 그런데 손 단장은 이번 감독 교체 논란에서 자유롭냐는 것이다. 손 단장이 밀어붙인 외국인 선수들은 '폭망'했고, 싸울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주지도 않고 성적을 내라고 하고 그 책임을 전장에 나간 수장에게만 묻느냐고 하면 손 단장도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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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감독 교체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 해도, 계속해서 이기고 있는 상승 분위기에서 무작정 감독을 경질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최 감독 쟁탈전이 일어났다면 모를까, 내부 승격이 예정된 거면 일단 상승 흐름을 유지시키고 추후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게 더 상식적 수순이라는 것이다. 빨리 교체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의 결정이라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손 단장도 이런 반응까지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다지 큰 응원을 받지 못하던 수베로 감독을 교체하면 오히려 팬들의 지지를 받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그 부분을 놓친 감이 있다. 지금 논란을 해결하는 건, 결국 야구 이기는 것 뿐이다. 또 최 감독이 수베로 감독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이겨야 한다. 일단 12일 데뷔전 첫 단추는 잘 뀄다. 하지만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면 모든 화살이 손 단장에게 향할 상황이 만들어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