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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만찢남'인 증거 3가지, WBC 600명중 압도적 존재감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23 08:45 | 최종수정 2023-03-23 08:46


오타니가 '만찢남'인 증거 3가지, WBC 600명중 압도적 존재감
오타니가 지난 13일 도쿄돔에서 호주를 상대로 5회말에 날린 스리런홈런은 무려 448피트를 날아 이번 대회 최장 비거리 타구로 기록됐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가 22일(한국시각) MVP에 선정된 직후 미국 대표팀 마크 데로사 감독은 "이것은 진짜다. WBC는 진짜다. 전 세계가 큰 무대에 등장해 거룩하게 싸우는 오타니를 목격했다. 대본은 이렇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팀 우승의 주역에 대해 찬사와 경외감을 이렇게까지 극진하게 표현한 패장은 없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야구의 유니콘이 WBC를 현실로 만들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오타니 쇼헤이가 타자와 투수로 모두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일본에 우승을 선사했다. 오타니로 인해 WBC는 반드시 봐야 할 국제대회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미국 최고 권위의 매체마저 영웅적 논평을 냈다.

특히 NYT는 오타니가 왜 역사상 최초의 압도적인 투타 겸업 선수인지 알려주는 기록 3가지를 소개했다.

오타니는 이번 WBC에 참가한 600여명의 선수 가운데 최고 타구속도, 최고 피칭구속, 최장 타구 비거리 기록을 모두 달성했다. 체코와의 B조 경기에서 친 2루타의 타구 속도는 118.7마일(191㎞)이었고,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는 102마일(164.2㎞)짜리 강속구를 던졌으며, 조별리그 호주전에서는 비거리 448피트(136.6m)짜리 대형 홈런을 도쿄돔 우측 외야 상단에 꽂았다.

다만 구속은 콜롬비아 기예르모 주니가, 홈런 비거리는 도미니카공화국 후안 소토와 각각 공동 1위다.

데로사 미국 감독은 "이곳 야구장 클럽하우스에 있는 선수들 중 90%는 리틀리그나 유소년대회에서 오타니처럼 투타로 활약했다. 그런데 그는 그걸 가장 큰 무대에서 실현해내고 있다. 야구계의 유니콘"이라며 오타니의 위대함을 다시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투타 겸업 원조는 1918~1919년 베이브 루스로 통한다. 그러나 그 시대 메이저리그에는 지명타자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투수들은 필수적으로 타석에 섰다. 다만 '투수'였던 루스는 수준높은 방망이 솜씨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투수로 나서지 않는 날에도 타석에 들어설 기회를 많이 부여받았을 뿐이다.


루스는 결국 1920년 단돈 10만달러에 뉴욕 양키스로 팔린 직후부터 투수를 버리고 타자에만 전념한다. 어차피 투타 겸업이 필수인 시대에 연봉은 똑같으니 체력적인 한계가 드러나는 '투타 겸업'은 낭비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는 '기록적인 계약이 오타니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면서 '2021년 MVP에 오른 오타니는 작년 누구도 해내지 못한 규정타석 및 규정이닝 동시 달성이라는 특별한 업적을 남겼다. 다시 말해 첫 풀타임 투타 겸업이 오타니라는 뜻이다. 베이브 루스도 한 시즌 양쪽에서 그렇게 많은 양을 뛰지는 못했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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