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원래 사인은 2루로 볼을 보내는 거였다. 그런데 3루 주자가 딱 뛸 것 같아서 잘랐다."
1회말 위기를 자초했지만, 순간적인 판단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선두타자 황성빈에게 내야안타, 안권수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고승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그리고 렉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줄 때만 해도 먹구름이 가득했다.
하지만 안치홍의 희생플라이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정 훈을 삼진처리했고, 박동원의 2루 송구를 커트해 3루주자를 잡고 이닝을 끝냈다.
2회부터는 180도 달라졌다. 2회말은 삼자범퇴, 3회에는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상위 타선을 3연속 범타 처리했다. 4회 역시 삼자범퇴였다.
최종 성적은 4이닝 3피안타 2볼넷 2실점.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였다. 여기에 커브(14구), 체인지업(14구), 슬라이더(13구) 등을 다양하게 섞어던지며 롯데 타선을 잘 막았다.
|
경기 후 만난 이민호는 1회 커트에 대해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순간적으로 3루주자 고승민의 움직임을 읽고 자신이 커트, 잡아냈다는 것.
"원래 2루로 (공을)보내는 사인이었는데, 3루 주자가 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이 생갭다 낮기도 했고…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특히 1회 무사만루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랑 볼넷은 나왔지만, 오늘 플랜대로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 변화구를 연속으로 많이 던지는게 목표였다. 타이밍을 뺏기 위해서"면서 "볼은 됐지만 커브나 다른 변화구들은 잘 들어갔다. 전보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한다. 2회부터는 좀더 편하게 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시즌에도 오늘처럼 위기가 와도 남은 이닝을 잘 끌고 가고 싶다. 시즌 전까지 더 잘 준비하겠다"며 여유도 보였다.
|
유강남과는 첫 대결이었다. 이민호는 "같이 했던 형을 상대팀으로 만나니까, 원래 내 공 받아주던 형이 상대 팀에서 내 공을 치니까 조금 느낌이 이상했다. 아직 시범경기라 서로 100%는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작년보단 괜찮은 것 같다. 올해는 이닝을 많이 먹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