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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3연속 1라운드서 탈락할 지도 모르는 절박한 처지다.
0-2로 끌려가던 한국은 5회말 1사후 김현수가 볼넷을 얻어 첫 출루를 기록했다. 이어 박건우의 좌측 안타로 주자를 1,2루에 모았다. 호주가 좌완 다니엘 맥그래스로 바꾼 가운데 최 정이 3구 삼진을 당해 기회를 놓치는가 싶었으나, 양의지가 3점홈런을 터뜨려 전세를 뒤집었다. 맥그레스의 한복판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흐름을 잡은 한국은 6회 2사후 이정후가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박병호가 좌측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지는 2루타로 이정후를 불러들여 4-2로 점수차를 벌렸다.
그러나 7회초 등판한 소형준이 로비 퍼킨스에게 사구, 울리히 보자스키에게 중전안타를 각각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다. 다음 타자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이어 등판한 김원중이 알렉스 홀을 삼진처리했지만, 로비 글렌디닝에게 좌측 3점포를 얻어맞아 순식간에 4-5로 역전을 허용했다. 포크볼이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가는 실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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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8회 양현종이 퍼킨스에게 좌월 3점홈런을 내줘 4-8로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한국은 8회말 무사 만루서 3점을 만회해 1점차로 추격했지만, 끝내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1패를 안은 한국은 10일 하루를 쉬고 11일 숙적 일본을 만난다. 객관적 전력상 일본이 한 수위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투지가 아니면 넘기 힘든 경기다. 아직 조별리그 초반이라 다양한 경우의 수를 봐야 하지만, 만일 일본에 패해 2패를 당한다면 2라운드 진출은 사실상 좌절이다.
한국은 남은 경기서 최약체 체코와 중국을 꺾는다고 해도 2승2패가 돼 지구 2위 확보가 어렵다. 왜냐하면 호주와 일본 역시 그 두 팀을 상대로 이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3년 제3회, 2017년 제4회 WBC에서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당시 복병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에 덜미를 잡혀 1,2회 대회 4강, 준우승 국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에는 KBO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에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을 발탁해 8강을 넘어 4강이 열리는 미국까지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주를 반드시 잡아야 했다.
MLB.com 마이클 클레어 기자는 지난 7일 이번 대회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1라운드서 탈락한 한국은 잔뜩 독을 품고 뛸 것이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며 한국의 우승을 점쳤다.
팬그래프스는 지난해 12월 한국야구를 소개하며 KBO리그를 미국 더블A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번 호주 대표팀은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 출신이 다수다. 객관적으로 한국이 호주보다 전력이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 어두운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