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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대호(롯데 자이언츠)는 은퇴투어 '논란'을 허락치 않는 선수다. 야구계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야구에서 은퇴투어란, 은퇴를 앞둔 선수가 마지막 시즌 원정경기에서 홈팀(상대팀)으로부터 축하받는 행사를 가리킨다. 소속팀 팬들을 상대로 진행되는 홈그라운드 은퇴식이나 영구결번식과 달리, 매경기 상대팀 구장에서 열리는 행사라는 점이 키포인트다. KBO리그는 9개팀, 메이저리그는 무려 29개팀이 동의해야 치를 수 있는 만큼 쉽게 누리기 힘든 명예이자 영광이다.
무엇보다 해당 선수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히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그 선수의 '마지막 원정방문'을 기념할 수 있다. 은퇴 투어가 거론될 정도면 프랜차이즈 레전드는 물론 리그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선수다. 구단은 아직 그 선수를 필요로 하고, 선수도 선수 생활에 미련을 갖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발표하고, 이듬해 홈구장에서 은퇴식을 갖는게 일반적이다. 양준혁이나 이종범, 김태균처럼 '은퇴 투어'의 가치가 충분한 선수들도 이를 치르지 못한 이유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2012년 치퍼 존스와 2013년 마리아노 리베라가 은퇴 투어라는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기량은 물론 열정과 매너, 인기까지 흠잡을 데 없는 전국구 스타들이다.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 존스에게 각 팀이 간단한 행사와 함께 선물을 증정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겼고, 이듬해 리베라의 은퇴 투어가 한층 성대하게 치러지자 국내 도입이 본격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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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의 커리어는 다른 세 선수 대비 부족했다. 명예의전당 첫턴에 입성할 만큼 보스턴 레드삭스 팬이나 야구인들 사이에서 인기는 높지만, 이마저도 존스나 리베라, 지터에 비견할만한지는 의문이다. 약물 스캔들에 휘말린 치명적 오점도 있었다.
은퇴식이 야구인들만의 행사라면 주장이 따로 만나서 선물을 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현장에 모인 팬들 모두에게 축하받는 행사다. 원정팀에게도 존중받는 '은퇴투어'는 리그 전체를 아우르는 레전드이자 전국구 스타의 증명이다.
KBO리그의 경우 선수단 차원의 행사가 아닌 리그 차원의 '공식' 은퇴투어가 따로 있다. 리그에서의 업적 외에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상이 은퇴 투어의 필수 조건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야구팬이라면 팀을 막론하고 태극마크를 단 선수를 응원한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이승엽이 최초였고, 이대호가 2번째일수밖에 없었다. 이대호는 '은퇴투어 논란'을 허용치 않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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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4번'이란 별칭처럼, 총 7차례 국가대표로 출전해 2006 아시안게임과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5 프리미어12 우승 등 수많은 결실을 이뤄냈다.
"은퇴 투어는 부담스럽다"던 이대호의 속내에도 불구하고 은퇴 투어가 확정됐다. 10개 구단 마케팅팀장 모임에서 촉발된 논의는 단장들이 모인 KBO 실행위, 대표들의 만난 이사회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KBO는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공로를 존중해 은퇴 투어를 진행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대호는 끝까지 조심스런 속내를 전했다. 그는 "오늘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기쁜 일이지만, 9개 팀이 나를 위해 신경쓴다고 생각하니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면서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원정)사인회를 진행하고 싶다. 나 혼자가 아닌 팬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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