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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우승] 그토록 '데이터' 야구' 외친 NC, 현장+프런트 조화로 꽃 피웠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10-25 10:55


2020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래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0.24/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야구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데이터 야구.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10개 구단이 모두 '데이터 야구'를 외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2018년 말 '데이터 야구'를 외친 NC 다이노스는 24일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창단 9년 만의 우승. 2013년 처음 1군에 발을 내딛었고, 8시즌째 우승을 차지했다. 꾸준한 전력 보강과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데이터가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NC는 과거 비선수 출신의 데이터 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했다. 기존의 전력 분석원과는 다른 세이버 매트리션들로 구성됐다. 2018년 말에는 데이터 활용에 능한 이동욱 감독을 선임하면서 비선수 출신 직원들과 전력 분석원을 통합해 데이터팀을 신설했다. 현재 임선남 팀장 포함 12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비선수 출신 매니저들은 주로 시스템 기획, 연구개발, 경기력 분석 등을 담당하고 있다.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특징을 제대로 활용했다. NC는 초창기부터 선수들이 언제든 자신의 투구나 타격을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D라커(D-Locker)'를 만들었다. 영상과 기록 뿐 아니라, 트랙맨, 투구추적시스템, 트래킹 데이터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팀이 요구하는 부분을 본사에서 지원하면서 프로그램은 업데이트 된다. 여기에 야구의 과학화에 관심이 큰 구단주 김택진 대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과 프런트에 총 120대의 태블릿 PC를 선물했다. 선수들이 능동적으로 데이트를 확인하고, 발전하도록 유도했다.

아무리 신기술이라도 현장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그러나 이 감독과 코치진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코치들이 요구하는 부분이 많아졌을 정도. 서로의 역할을 지키면서 격 없이 소통한다.

NC가 '홈런의 팀'으로 거듭난 것도 데이터의 힘이 컸다. 창단 첫 최하위에 머물렀던 2018년, NC는 팀 홈런 143개로 이 부문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9년 128홈런으로 1위에 올랐고, 올해 181홈런으로 역시 1위를 질주 중이다. 2019년 개장한 창원NC파크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 NC는 2019시즌부터 땅볼/뜬공 비율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이호준 타격 코치는 "직구 하나만 잘 치자는 얘기를 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려고 했다"면서 "포인트가 잘 맞으면 땅볼 타구라도 공간을 뚫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NC는 2018시즌 땅볼/뜬공 비율이 1.12로 두 번째로 높았다. 2018년 0.98로 줄이더니 올해는 0.84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의 일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프런트와 현장의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다. 프런트의 지나친 개입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NC는 지난해 초 '다이노스 볼(Dinos Ball) 매뉴얼'을 만들었다. 현장과 프런트의 긴밀한 협업과 시너지 효과를 위한 운영방법을 정리한 매뉴얼이다. 감독이 1군 선수 기용과 작전 운용에 전권을 가진다는 것을 명문화했다. 독자적인 엔트리 제도도 운영 중이다. 한 시즌 1군 경기를 치르는 선수 규모를 47명으로 정했다. 그 외의 선수들은 기초 훈련, 기술 훈련 등에 집중한다. 감독은 엔트리 안에서 선수들을 활용해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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