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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 '우승' 외치던 키움의 자충수, 이제 WC 걱정하는 처지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10-14 11:10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가 7대3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키움 선수들의 모습.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0.13/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거의 시즌 내내 2위 자리를 지켰던 키움 히어로즈가 이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최근 몇 년은 히어로즈에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2018시즌 4위로 시즌을 마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히어로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최종 우승 팀이 된 SK 와이번스와는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를 펼쳤다. 아쉽게 패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성장세는 거침 없었다. 지난해 새로운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과 함께 '우승 적기'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4전패를 당하고 우승의 꿈을 미뤄야 했다.

올해도 어김 없이 전문가들은 키움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 주전으로 올라선 선수들이 성장했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마운드도 제법 탄탄했다. 보유한 전력이 좋았다. 하지만 시즌이 막판으로 흐를수록 키움의 전력에는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1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3대7로 패하면서 5위로 추락. 이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걱정해야 한다.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키움은 지난 8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손 혁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경질을 자진 사퇴로 포장했지만, 여론이 들끓었다. 3위 감독의 충격적인 사퇴였다. 꾸준히 2위 자리를 지켜왔다.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에도 잘 버텼다. 불펜진은 지난해 만큼 강하지 않았으나, 새 얼굴들이 등장했다. 선발 이탈의 위기도 불펜진 덕에 넘겼다.

가라앉은 분위기와 함께 추락하고 있다. 전력에선 오히려 중심 타자 박병호가 돌아왔다. 사실상 완전체라고 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최근 4경기에서 1승3패로 부진했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루징시리즈를 내줬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더 중요한 KT 위즈전으로 돌렸지만, 결과는 2연패였다. 공교롭게도 타선의 사이클도 하향세다. 이정후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1할6푼2리를 기록 중이다. 4경기 연속 안타가 없다.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은 간간이 안타를 때려내고 있으나, 임팩트가 부족하다.

키움은 7경기를 남겨두고 5위로 처져있다. 6위 KIA 타이거즈와는 4.5경기 차. 5위를 뒤집기 쉽지 않아도 연패가 길어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게다가 추후 편성된 경기를 제외한 5경기에서 KT와 두산 베어스를 연달아 만나야 한다. 모두 순위 싸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팀들이다. 5위로 시즌을 마치면,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와일드카드전 도입 이후 한 번도 5위 팀이 이긴 적은 한 차례도 없다. 파격을 넘어선 키움의 결정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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