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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파울만 아니면 올해 20-20(홈런-도루) 했을 텐데." 잠시 웃음의 파도가 스치고 지나갔다. 김재환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진지한데요?"
이날 잠실을 찾은 팬들은 평소와는 달리 평범한 타구에도 목청껏 환호하며 야구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재환은 "승리는 항상 좋지만, 특히 오늘은 팬들 앞에서 이겨서 더 기쁘다"면서 "아마 오랜만이라서 더 재미있게 보신 것 같다. 관중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에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며 미소지었다.
김재환의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1리 27홈런 1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7. 나쁘진 않지만 김재환의 2016~2018년 리그를 호령하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래도 10월 들어 타율 3할1푼7리, OPS 1.079로 부진을 벗어던지고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재환은 "훌륭한 동료들이 많은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해결을 못해줬다"며 그간의 마음고생도 내비쳤다. 이어 "내 장타도 좋지만, 좋은 타자들에게 기회를 연결해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재환은 "김민재-고영민 코치님 덕분이다. 도루하기 좋은 타이밍을 잘 알려주신다. 덕분에 도루 성공률이 100%다. 내 발을 너무 믿으시는 것 같기도 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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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로 두산은 키움을 제치고 4위로 뛰어올랐다. 2위 KT 위즈와는 2경기 차이다.
김재환은 "시즌 마지막까지 더 집중하겠다. 잘하려는 욕심이 많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더 많은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올라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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