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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10승달성 양현종 "내년은 모르지만" 발언의 의미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20-10-14 09:50


KBO리그 NC다이노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KIA 선발 양현종이 6회말 1사 만루에 교체된후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창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0.13/

KIA 타이거즈 양현종(32)이 천신만고 끝에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9승 이후 한달 보름여, 8경기만에 1승을 추가했다. 양현종은 13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5⅓이닝 동안 6안타 3실점(1자책)으로 시즌 10승(8패)을 채웠다. 팀은 모처럼 타선이 폭발, 11대9로 이겼다. 10월 들어 KIA의 최다득점 경기였다.

이날 경기 후 양현종은 세 가지를 이야기 했다. 첫 번째는 팀과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자신의 승수는 곧 팀의 승리를 의미한다. 양현종은 "한편으로 짐을 내려놓는 느낌이지만 팀에도 팬들께도 죄송하다. 그냥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너무 늦었다"고 고개를 떨궜다.

두 번째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양현종은 "나보다 마음고생을 더 많이 한 가족들이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세 번째는 미래였다. 양현종은 이날 승리로 선동열 전 감독의 타이거즈 승수(146승)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남은 것은 이강철 KT 감독의 150승이다. 양현종은 올시즌 대략 세 차례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 모두 이긴다고 해도 149승이다. 그렇다면 대기록은 내년에?

'대기록은 내년에 달성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양현종은 "민감한 질문을..."이라고 했다. 양현종은 올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지난해부터 이미 미국프로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얘기한 터다. 또 두 번째 FA를 맞아 KIA 잔류 여부도 지금으로선 확신할 수 없다.

양현종은 "내년이 아니더라도 은퇴하기 전에는 꼭 이강철 감독님의 대기록에 도전하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양현종의 2021년에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미국 진출은 현재로선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올시즌 성적과 상관없이 양현종이라는 투수에 대한 미국 스카우트들의 분석은 거의 끝난 상태다. 대박 계약 대신 눈높이를 낮춘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강하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 에이전트와 소속 선수의 해외진출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시와도 손을 잡은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야구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내년은 어찌될 지 모른다.

두 번째 선택지는 KIA 잔류다. 한국에 남는다면 양현종이 가장 원하는 그림이다. 팀에 대한 양현종의 애착은 이미 4년전에 명확히 드러난 바 있다. 세 번째는 타구단 이적이다. 협상은 협상. 올해말 KIA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어떤 결과가 만들어질 지 모른다. 양현종이 13일 밝힌 "내년은 모른다"는 발언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미래는 누구도 모른다. 4년전 KIA와 FA잔류 협상 당시 상황은 묘했다. 최형우를 4년간 100억원에 잡으면서 KIA는 가용 자금이 바닥난 상태였다. 일본진출 가능성이 높았던 양현종이 유턴에 다소 당황했다. 계약시점에서는 모든 앙금이 사라졌지만 협상 과정에서는 기싸움도 있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4년뒤 또 다시 마주하게될 협상 테이블은 그때와는 온도차가 있다. 사람 일은 모른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창원=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KBO리그 NC다이노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NC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창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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