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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스토리] 기나긴 '졸렬택'과의 싸움~박용택의 승리가 보인다

최문영 기자

기사입력 2020-09-09 06:21


2009년 9월 25일, LG 박용택이 타격왕 타이틀에서 롯데 홍성흔에 2리 차로 앞서고 있었다.박용택은 우위를 지키기 위해 벤치를 지켰고 홍성흔은 2리를 극복하기 위해 타석에 들어 섰다.하지만 LG 투수들은 의도적으로 홍성흔과 대결을 피했고 볼넷만 내줬다. '타격왕'의 탄생과 함께 '졸렬택'' 타이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최문영 기자] 은퇴를 앞둔 박용택이 8일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KIA 윌리엄스 감독과 주장 양현종이 '굿바이 박용택! 제 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라는 씌여진 전광판을 배경으로 박용택을 초대해 꽃다발을 선물했다. 사람 모이는 게 낯선 풍경이 된 코로나 상황에서도 양팀 선수들은 한 마음으로 모여 베테랑의 가는 길을 축복 했다. '고별식'이란 이름으로 마련된 행사지만 갑론을박 끝에 무산된 은퇴투어를 대신하는 것이라 박용택에겐 더욱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8일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고별행사에서 박용택과 양팀 선수단이 기념 쵤영을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9.08/
박용택은 리그 최다안타, 역대 최초 10년 연속 3할 타율, 7년 연속 150안타를 기록한 꾸준함의 교과서와 같은 존재다. 박용택은 2002년 입단해 19년을 엘지맨으로 뛰면서 음주, 도박, 폭행 등 어떤 사건 사고에도 연루된 적이 없었던 모범생이다. 그런 그에게도 긴 세월 넘지 못했던 유일한 벽이 하나 있다. 바로 2009년홍성흔과의 타격왕 경쟁으로 촉발된 '졸렬택'이란 타이틀이다. 그 해 정규 리그 마지막날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팬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박용택은 그후 11년간 자신을 괴롭히던 졸렬택 이미지와 치열하게 싸워 왔다. 그는 틈 나는데로 더 헌신적인 팬서비스와 봉사활동을 전개 했다. 희귀병 어린이 지원, 사랑의 연탄배달, 사랑의 골든글러브 2회 수상, 몸이 불편했던 열혈팬의 빈소 방문등 수많은 미담도 남겼다.


3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LG박용택이 8회말 역전 3점홈런을 쏘아 올리고 덕아웃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은퇴 투어' 가 회자 됐을 때 그 '졸렬택' 이 소환돼 또 다시 그를 괴롭혔다. 은퇴투어를 반대하는 야구팬들이 내세운 대표적인 이유가 '졸렬택' 사건이었다. 결국, 은퇴투어는 본인이 고사하는 형식으로 쿨하게 정리 된 듯 보였지만, 도넘은 악플과 인신공격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후였다.


9월 들어 반전의 분위기가 감지 되고 있다, 어느 때 보다 진한 우승의 향기가 박용택을 감싸고 있다. 박용택은 9월 들어 4할대의 타울과 2홈런 4타점으로 회춘한 듯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박용택의 헌신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한결 따뜻해졌다.


팀 역시 주전과 백업 할 것 없이 고른 활약으로 선두그룹을 맹렬히 위협하고 있다. 확고한 선두였던 NC는 구창모, 이재학등의 부재로 선발진에 빈틈이 생겼고, 키움은 거포 박병호의 부상과 러셀,이정후등 중심 타선이 주춤한 때라 LG의 기세가 더 두드러지는 형국이다. 2002년 신인시절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적이 없었던 그에게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박용택은 자신에게 남은 5%의 연골을 팀 우승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라는 명언처럼 박용택은 '졸렬택'을 지우고 '우승택'으로 사라지기 위해 마지막 힘을 짜내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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