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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난해 17승 4패에 빛나는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마무리로 전향한다. 올시즌 자신의 부진에 대한 반성이 담긴 포지션 이동이자, 4위로 내려앉은 두산이 정상에 도전하기 위한 승부수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원했다. 이영하는 처음부터 마무리 욕심이 많았고, 함덕주는 마무리를 부담스러워했다. 두 선수 모두 여러 차례 투수코치와의 면담을 거쳤다"며 선수들의 의사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영하를 전부터 마무리로 쓰고 싶었지만, 선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감독의 요구가 아닌, 선수들이 나서서 요청한 보직 변경이다. 돌파구를 마련하고픈 두 선수의 절실함을 김태형 감독이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이영하는 스타일상 선발보다는 마무리에 어울리는 선수다. 테크닉이나 완급조절보다는 힘이 좋은 선수"라며 "1회부터 차근차근 푸는 게 쉽지 않았던 거 같다. 차라리 마무리에서 힘대 힘으로 붙어보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함덕주의 선발 전환 역시 지난 21일 1군에서 말소될 당시 결정된 사안이다. 김 감독은 "2군에서 80개까지 던져보고 올라오라고 했다. 원래 선발하던 투수"라며 웃었다. 함덕주는 2017년 선발 24경기 포함 35경기에 출전, 9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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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전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크리스 ?렉센에 이영하 이용찬 유희관까지, 탄탄한 선발진으로 올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제 이들 중 자리를 지킨 선수는 알칸타라와 유희관, 둘밖에 남지 않았다.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됐고, 크리스 플렉센은 잇따른 부상으로 좀처럼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선발 8경기에서 7승을 따내며 한자리를 꿰찬 최원준이 든든하다. 함덕주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선발에 합류한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승진을 비롯해 신예 박종기와 김민규 등의 경쟁도 치열하다.
오히려 걱정거리는 불펜이었다. 두산은 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해 KT 위즈, LG 트윈스 등 순위 경쟁팀들과의 불펜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 올시즌 블론세이브가 4개인 반면, 터프 세이브는 1개도 없다. 이형범 함덕주 등 마무리로 나섰던 투수들은 사령탑을 안심시켜주지 못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이영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에 안착할 경우, 팀 전력에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다.
29일까지 현재 상위 6개 팀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모두 6승4패다. 시즌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순위 싸움이 한층 치열해졌음을 보여준다. 김 감독은 "피차 연승은 어렵다. 2연패, 3연패하면 순위가 확확 바뀐다. 연패를 안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초 2위를 달리던 두산은 어느덧 4위로 내려앉아 5위 KT의 추격을 받는 처지다. 두산이 이번 선발진 개편을 통해 성장통을 극복하고 우승의 열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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