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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히어로]'보고있나 킹엄' SK 이건욱, 두산 상대로 퍼펙트 피칭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5-28 21:30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수비를 마친 SK 이건욱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5회말 2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던 이건욱은 두산 김재호에 안타를 허용하며 기록이 깨졌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5.28/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5회말 2아웃까지 출루 허용 0. 생애 첫 1군 선발 등판에서 이건욱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SK 와이번스 우완 투수 이건욱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기회였다. 2014년 SK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지만, 늘 부상이 그를 따라 다녔다. 거듭되는 부상으로 재활군에 더 오래 머물렀다. 지난 시즌까지 그가 1군에 등판한 기록은 총 3경기가 전부였다. 2018~2019시즌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이건욱은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미국에서 치른 스프링캠프는 이건욱이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온전히 일정을 마친 캠프였다. 원래 가지고 있는 기량이 좋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올 시즌 충분히 1군 엔트리 진입을 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캠프와 연습경기를 거쳐 차곡차곡 지난 2년간의 실전 공백을 채우면서 본격적인 1군 자원으로서의 준비에 돌입했다.

마침내 찾아온 첫 선발 등판 기회. SK 입장에서는 닉 킹엄이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상황에서 대체 자원으로 이건욱을 낙점했다. 물론 생애 첫 선발 등판, 그것도 상대팀이 두산이라 부담을 느낄 수 있는만큼 막무가내 호투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이건욱이 두산 타선을 상대로 씩씩한 투구를 펼쳤다. 1회부터 5회 2아웃까지 14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5회 2사에 김재호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면서 '퍼펙트' 행진이 깨졌지만, 두산 타자들과의 맞대결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공을 뿌렸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인만큼 첫 출루 허용 이후 무너지는 것을 염려했지만, 김재호 다음 타자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준 이건욱은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 이후 허경민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를 넘어갔다.

6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이건욱은 선두타자 박건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하지만 다음 타자 정수빈이 친 타구가 좌익선상 흘러가는 3루타가 되면서 다시 위기에 놓였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그때 벤치가 움직였다. 투구수는 73개에 불과했지만, SK는 불을 끄기 위해 김정빈을 투입했고 최주환 타석에서 병살타 유도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건욱은 5⅓이닝 3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물러났다.

이날 SK는 두산을 상대로 6대1 완승을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잠실 원정 8연패도 끊었다. 기존 선발 자원들이 등판했을 때에도 풀리지 않던 경기가 이건욱의 선발 등판으로 활로를 찾았다.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만드는 피칭이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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