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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38). 26일 대전구장에서 환한 미소로 몸을 푸는 그는 자주 그라운드 이곳 저곳을 돌아봤다. 수백번 넘게 봐온 낯익은 풍경. 지난해 2차 드래프트 명단에 '정근우가 풀렸다'는 소문이 돌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 한화 이글스 구단의 리빌딩 기조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역대 레전드 2루수 중 톱급이라는 정근우 아닌가.
LG는 경기 초반 채드벨의 구위에 밀리며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답답함을 라모스가 뚫어냈고, 정근우가 추가점으로 마운드 부담을 덜어냈다.
이날 한화 라인업에는 1번 정은원의 이름이 선명했다. 정근우를 밀어내고 이글스 2루를 차지한 신예. 정근우는 쿨하게 인정했다. 18살 어린 후배의 성장에 박수를 보낼 뿐이었다. 선의의 경쟁에서 밀리면 그게 전부다.
대전구장에 팬들이 가득했더라면 타석에 선 정근우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정근우 역시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인사를 했을 것이다. TV로 경기를 지켜본 LG팬들은 정근우의 홈런에 환호를, 한화팬들은 수년전 대전구장에 울려 퍼졌던 '이글스의 정근우, 이글스의 정근우~ 우~ 우~'응원가를 떠올렸을지도.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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