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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모두를 놀래킨 로맥의 힘찬 '빠던', SK를 깨웠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5-21 08:07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3회초 2사 SK 로맥이 역전 솔로포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5.20/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외국인 타자들의 '빠던(배트 던지기·배트 플립)'은 잘 보기 힘들다. 아무래도 외국인 타자들은 타격한 뒤 배트를 던지면 안되는 문화 속에서 야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KBO리그에서는 배트 던지기가 용인된다고 해도 그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어느 정도 KBO리그를 경험하다보면 자연스레 생기기도 한다.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는 ESPN에서 "배트 플립을 연습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배트를 던지는 것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TV를 보는 팬들에게 좋은 타구, 홈런을 기대할 타구를 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TV를 보는 팬들뿐 아니라 더그아웃에 있는 동료들과 상대팀 선수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빠던'을 했다. 10연패 중인 상황에서 홈런을 치자 지체없이 배트를 던져버렸다. 로맥은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서 1-1 동점이던 3회초 2사후 상대 선발 이승호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솔로포를 쳤다.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를 쳤고 타구는 담장을 넘는 큰 홈런이 됐다.

이번 홈런에서 로맥은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배트를 심하게 던져버린 것.

로맥에겐 이제껏 자신만의 홈런 포즈가 있었다. 홈런이 될 것 같은 타구를 쳤을 때 왼손으로 배트를 높이 든 채 타구를 바라보다가 홈런이 됐을 거란 판단이 서면 배트를 떨어뜨리고 1루로 뛰기 시작했다. 타구를 보는 시간이 있어 TV 중계에선 로맥이 방망이를 놓는 장면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1루로 달려 나가면서 방망이를 덕아웃쪽으로 던지기도 하는데 팔을 높이 든 상태에서 손을 놓아 배트를 떨어뜨리고 뛰는 경우도 있다. 팔을 높이 든 상태에서 배트를 놓을 때는 마치 배트 플립을 하는 것 같지만 치자 마자 배트를 놓아 멀리 던지는 국내 타자들의 배트 플립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날 로맥은 홈런을 친 뒤 배트를 높이 들지 않고 던져버렸다. 로맥이 홈런을 확신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10연패에 빠진 팀에게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팀의 분위기를 올려주는 장면이었다. 타격을 한 뒤 곧바로 했기에 TV 중계에도 로맥의 '빠던'은 고스란히 잡혀 SK팬들에게도 전해졌다.

SK는 5회말 2점을 내줘 2-3으로 역전을 당했지만 6회 2점, 7회 1점을 뽑아 5-3으로 앞섰고, 오랜만에 불펜진의 깔끔한 이어던지기로 10연패를 탈출했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 흐름의 싸움이다. 10연패에 빠져 분위기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로맥은 자신이 잘 하지 않았던 '빠던'까지 하며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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