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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학주가 돌아왔다.
1회말 1사에 나온 호수비는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김하성이 때린 3-유 간 깊숙한 타구. 빠른 타자주자의 주력을 감안하면 내야 안타가 거의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빠르게 따라가 역모션으로 캐치한 이학주는 강한 어깨로 노바운드 송구를 해 김하성을 1루에서 잡아냈다. "이학주를 아니면 어떤 유격수도 못할 플레이"라는 중계 해설자의 찬사가 이어졌다. 호수비 후에도 웃지 않았다. 동료들의 파이팅을 부르기 위해 글러브 박수를 쳤을 뿐 표정은 진지했다. 땅볼도 플라이도 기본에 충실하게 안전 위주로 처리했다. 지난 시즌 초반 처럼 화려하게 처리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많이 뛰고 많이 움직이며 팀 플레이에 주력했다.
타석에서도 진지한 자세가 이어졌다. 2회 무사 1루의 찬스에서 루킹 삼진은 아쉬웠지만 7구까지 끌고 가며 상대 투수 볼을 오래 보려 애썼다. 오랜만의 1군 투수 볼을 본 첫 타석임을 감안해야 했다. 게다가 상대 투수는 좌완 에이스 요키시였다. 5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5구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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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복귀 첫 경기에 그런 아쉬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수-주에 걸쳐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진지한 모습으로 게임에 임했다.
이학주는 지난 겨울 연봉 협상이 길어지면서 캠프 합류가 늦었다. 그 과정에서 몸을 미처 충분히 만들지 못해 페이스가 늦었다. 그 여파로 오키나와 캠프 합류 후 무릎 통증이 왔다. 조기 귀국해 경산에 머물며 재활과 훈련을 병행했다.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오직 '야구장에서 실력으로 보여달라'고 주문하는 허삼영 감독의 경쟁 체제 하에서 늦은 출발은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늦어진 개막이 득이 됐다. 2군에서 충분한 준비 과정을 소화하고 너무 늦지 않게 복귀할 수 있었다.
마인드도 완전히 달라졌다.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주전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타고난 능력이 많은 선수. 겨우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재능과 마인드의 결합. 올 시즌, 이학주의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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