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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핫피플]자가격리를 외국인 첫 완봉으로 승화시킨 서폴드의 클래쓰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5-06 06:53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개막전이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2사 1루 SK 최정을 플라이로 잡으며 3-0 완봉승을 거둔 서폴드가 최재훈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5.05/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 워윅 서폴드가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을 때 기대보단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한번의 실전 피칭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자가격리로 인해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한화 한용덕 감독은 서폴드의 실력을 믿었고, 서폴드는 외국인 투수 최초의 개막전 완봉승의 히어로가 되며 한화팬들에게 11년만에 개막전 승리를 선사했다.

한국에 코로나19가 확산되던 3월 초. 서폴드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이 끝난 뒤 한국으로 오지 않고 고향인 호주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당시엔 외국인 선수의 불안감을 씻기 위해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등 몇몇 구단이 선수의 고향에서 개인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서폴드는 3월 26일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진정국면에 들어간 반면 호주는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 한국에 온 이후엔 정부의 강화돈 입국자 정책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숙소 밖으로 산책도 가지 않는 철저한 격리 속에서 실내 운동만으로 버텼다.

4월 10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실전에서 던질 수 있을 정도의 어깨를 만들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약 2주가 지난 4월 27일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는데 4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최고 구속이 145㎞까지 나왔지만 제구가 흔들렸다. 개막전 선발로 이미 낙점이 된 상황이라 그사이 실전 등판을 할 수도 없었다. 불펜 피칭으로만 컨디션 조절을 했다.

개막전 상대인 SK의 선발 닉 킹엄은 팀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와 충분한 시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려왔다. 한국에서 첫 등판이긴 해도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해왔기에 서폴드보다 좋은 피칭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감독은 서폴드에 대해 확신이 있었다. 한 감독은 경기전 "KT와 연습경기 땐 준비기간이 짧아 페이스를 올리는 상황이었다. 이후엔 불펜 피칭만 했는데 던지는 것을 보니 몸상태가 100%로 올라온 것 같다. 굉장히 좋다"면서 완투도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감독 욕심은 그러길 바라지만 첫 경기부터는 무리일 것 같다. 뒤에 좋은 투수들이 많다. 잘던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서폴드는 1회부터 완벽했다. SK 타자들이 제대로 치는 공이 없었다. 정타로 날아가더라도 수비수에 잡혔다.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며 서폴드는 이닝을 집어 삼켰다. 6회까지 단 1명도 출루시키지 않은 퍼펙트 피칭을 했다.

7회말 2사후 최 정에게 볼넷을 내줘 퍼펙트게임이 깨졌고 곧이어 제이미 로맥에게 안타를 맞아 노히트노런도 끝났다. 투심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려 안타를 허용. 서폴드는 7회까지 79개만 던져 완봉의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9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졌는데 끝까지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한 감독이 예상한 한계 투구수인 100개에 1개만을 넘기며 개막전 완봉승을 챙겼다.


한 감독은 "서폴드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훌륭한 피칭을 보여줬다. 올시즌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극찬했다. 서폴드는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하게 돼 기쁘다"면서 "투구수 관리가 잘 돼 9회까지 던져 완봉을 할 수 있었고,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트노런이 깨졌을 때 실망하기도 했지만 팀이 첫 승을 거둔 것에 만족한다"라고 했다.

자가격리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숙소에만 있어야 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고, 시즌 준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호주에서 개인 훈련할 때 어느 정도 상태를 올려놨었고, 격리가 끝난 뒤 연습경기를 통해 내 몸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오늘 경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했다"라고 말했다.

서폴드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개막전 완봉승으로 지난해 후반기에 보여준 엄청난 피칭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줬다. 개막전 한번의 등판으로 확실하게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한 서폴드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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