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연습경기 1위' 달라진 롯데, '백업 완성'이 롱런 열쇠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0시즌 개막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 그 어느 때보다 희망에 차 있다.

개혁과 프로세스 정립의 결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FA 전준우의 잔류와 안치홍 영입,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가세, 프로 3년차 정보근의 급성장은 공수에서 달라진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다. 마운드 역시 '안경에이스' 박세웅의 부활과 2년차 서준원의 성장, 댄 스트레일리, 아드리안 샘슨, 노경은의 가세로 선발 조각을 맞췄고, 불펜 역시 김원중이 마무리로 변신해 무게감을 더했다. 시범경기에 비해 표본이 적은 연습경기의 한계, 코로나19 변수 속에 늦어진 개막 등 표본이나 상황 면에서 완벽한 평가는 이르지만, 지난해와는 분명 달라졌다는 평가가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롯데는 과연 '5강 진입'이라는 결과물도 낼 수 있을까. 여전히 물음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오프시즌 행보나 연습경기서 드러난 결과는 분명 인상적이었지만, 정규시즌에서도 같은 결과물을 낼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조각이 맞춰진 선발진이나 타 팀에 비해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불펜, 만만치 않은 타선의 무게감은 인정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백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롯데는 뎁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외야 자원 확보를 위해 내야수 강로한의 포지션 변경도 단행했다. 호주리그 소속 질롱코리아에 허 일, 정태승, 김민수, 김대륙 등 10명의 선수를 보냈다. 2군 육성을 위해 외국인 코치 영입, 최첨단 장비 구입 등 아낌없는 투자를 했고, 이를 통해 발전적인 결과물도 얻었다. 그러나 투-타 모두 기존 주전의 빈 자리를 커버하거나 위협할 '숨은 보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롯데는 이미 앞선 두 시즌 백업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던 2018시즌 후반기엔 전병우, 안중열 등 백업들의 활약으로 탄력을 받았다. 반면 지난해엔 투타 구멍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서 초반부터 순위 싸움에서 밀렸고, 결국 꼴찌로 추락하기에 이르렀다. 올 시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당장 개막 직전 아드리안 샘슨이 개인사로 이탈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엔 한 달 동안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고질인 3루와 포수 자리에서 어떻게 안정감을 확보할지도 관건이다. 허문회 감독은 내부 경쟁 체제를 이어가면서 최상의 결과물을 얻는다는 플랜을 쥐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는 시즌 동안 경쟁만으로 지속적인 결과물을 얻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모든 전력이 완벽한 팀은 없다. 다만, 빈자리가 생겼을 때 주저 없이 내놓을 만한 카드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가 강팀과 약팀을 결정 짓는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결과물을 만든 두산 베어스, 그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가 단적인 예다.

겨우내 변화를 위해 몸부림친 롯데는 반등의 기틀을 다졌고, 가능성도 증명했다. 그 가능성을 결과로 바꿔놓기 위해선 백업 카드 확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박상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