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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성공한 보상 선수' 이형범 "아직 안심 못한다, 진짜 경쟁 시작"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1-13 10:55


이형범.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NC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해요. 참 잘된 것 같다고 축하도 많이 해주고요"

1년전과 정반대다. 1년전 이형범은 양의지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갓 이적한 선수였다. 친한 사람이 많지 않아 쭈뼛쭈뼛하며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었다. 새로운 팀에서 잘 할 수 있을지, 얼마나 기회를 얻을지 보장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형범은 그때를 떠올리며 "이현승 선배님과 이용찬 선배님이 어색해하는 나에게 여러 도움을 주셨다. 웨이트장에서도 '여기 와서 운동해'라며 먼저 말을 붙여주면서 금새 적응할 수 있었다. 두산 투수조 분위기는 다른 어떤팀들보다 부드러운 편"이라며 웃었다.

두산 선수로 참가한 첫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즌이 개막했고,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처음엔 필승조가 아니었다. '키맨'으로 추격조에서 시작했지만, 필승조로 자리를 옮겼고 마무리 역할까지 맡았었다.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투구가 돋보였다.

기대했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순간 마운드에 있는 투수'는 아쉽게 하지 못했지만, 많은 것을 이룬 한 해다. 1군에서 첫 풀타임을 뛰며 팬들의 응원을 받았고, 팀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형범은 "보일러 안틀어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면서 "NC에서 함께 뛰었던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한다. 잘됐다고 축하도 해줬다. 우승을 하니 마음 자체가 따뜻해지는 느낌"이라며 미소지었다.

마무리캠프 이후 2주간 모처럼 아무 생각 없이 푹 쉬었다는 그는 12월초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주말을 빼고는 거의 매일 잠실구장에 나와 개인 훈련을 한다. 지난 시즌 막판 팔에 피로가 쌓였던 것을 곱씹으며 보강 훈련을 더 철저히 하고 있다. 이형범은 "그 아쉬움 때문에 매일매일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안아프고 싶다. 스프링캠프 출국 전까지 매일 나오고, 추워도 밖에서 공도 좀 던지고 롱토스까지는 한 후에 캠프로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작년보다 연봉도 올랐고, 첫 풀타임도 치러봤지만 안주는 없다. '1군에 자리잡았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이형범은 "아직 자리잡았다고 생각 안한다. 올해는 중간 계투에 (김)강률이 형이나 (곽) 빈이 오니까 작년보다 경쟁이 더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 한 시즌을 풀로 뛰고 큰 무대에도 뛰어보니까 자신감은 많이 붙었다. 보직에 대한 욕심보다는 이왕이면 이기는 상황에 더 많이 나가고 싶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 등판해야 힘이 나는 것 같다. 몸이 아프지 않고 나갈 때마다 점수를 안주는 투수로 진짜 자리잡고 싶다"고 각오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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