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인식 KBO총재 고문 인터뷰③]류현진 팔스윙 빨라져, 올해말 3년계약 가능할 것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3-22 09:32


김 고문이 한화 이글스 사령탑 시절인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류현진과 김민재 코치를 축하해 주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2017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마지막 현장이었다. 이후 2년이 흘렀다.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야구는 명과 암이 모두 존재한다고 했다. 그래도 원로의 눈에는 좋지 않은 면이 크게 부각되는 법. KBO와 구단들을 향해 사안의 본질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영원한 '국민감독' 김인식 KBO 총재 고문(72). 지난 20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김 고문과 만나 프로야구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총재 '고문(顧問)'으로 여전히 프로야구에 관여하지만, 현장을 떠난 외로움은 '고문(拷問)'에 비유할 만하다. 기자를 본 김인식 고문은 "오랜만이네. 이제 곧 바빠지겠어"라며 친근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나지막하게 또박또박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힘은 현역 시절 그대로였다. 그래도 몸은 한가하지 않단다. 여기저기 불러주는 자리에 가는 전철 안에서 알아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김 고문은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해주신다. 자리도 양보해주시고. 지낼 만하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김 고문과의 인터뷰를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①KBO와 구단들에 던지는 제언

②감독과 선수들에 던지는 조언

③김경문 감독과 류현진에 던지는 응원

-류현진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지난 겨울에 만나서 식사도 몇 번 하고, (미국으로)떠나기 전에도 보고. 옛날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류현진이 김용일 개인트레이너를 데려갔는데 그게 대단한 거예요. 사실 돈 많이 받는 애들 밖에 안되는 거지만, 우리도 돈 많이 받는 애들이 그런 걸 해야 돼요. (OB 베어스 시절인)1995년 우승하고 이듬해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그때 볼티모어 중간 피처라면서 흑인 친구가 찾아와서 우리 점심시간에 운동장 좀 쓰자고 하더라고. 그때 벌써 그 친구는 개인트레이너, 피칭코치, 공받는 애, 혼자 3명을 데려온 겁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 센터보는 남미 친구도 코치를 데리고 왔는데, 비닐하우스 실내 야구장 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시절에 벌써 걔들은 자기 돈을 들여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 류현진이 그러면서 미국을 (트레이너와)같이 간 거예요. 대단한거죠.

-류현진은 올해 어떨 것 같나요.

올해가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인데, 지금 예상은 잘 될 것이다 그거고. 스윙은 빨라졌어요. (투구폼을 직접 해보이며)넘어오는 게 이게 빨라야 되거든. 금년에 잘하면 3년 이상 정도 계약은 할거 같아요.

-류현진과 같은 신인들이 10여년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게 애매하다 이겁니다. 스카우트는 좋은 선수라고 데려오는데 지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갖고, 감독이나 코치가 볼 땐 스카우트를 잘못한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거고. 일단은 체격은 그때보다 많이 커졌어요. 공도 빠르고 그런데, 사실 냉정하게 따지면 제구력 이런 쪽 얘기를 많이 해야 돼요. 류현진 김광현 이런 애들이 10년 이상을 하고 있단 말이지요. 그런 피처들이 안나와요. 가르치는데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11월 프리미어12 대표팀 차출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결국은 마지막에 2,3명이 꼭 문제가 됩니다. 실력이 비슷비슷해서 의견이 갈리는 경우인데, 꼭 그런 일이 생기거든요. 하여간 감독이 마지막에는 필요한 선수를 선택하겠지. 선수 뽑고 그러는 거는 문제 없을 거 같고, 결국 성적을 어떻게 내느냐가 문제지요.

-한국 야구 역대 최고의 국제대회를 꼽으라면 어느 대회일까요.

글쎄 WBC? 올림픽하고 프리미어12는 메이저리그가 안나오니까. 메이저리그가 안 나오기 때문에 올림픽하고 프리미어12는 비슷하다고 봐요. 물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은 대단한 것이죠.

-김경문 감독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합니다.

대표팀은 무조건 이겨야 되는 거 아닌가 합니다.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을 선발해서 어떻게 해나가야 되는 건가 고민하는데, 김 감독은 내가 봤을 때 늘 자기가 생각했던 바를 실행에 옮기려고 애를 썼던 사람입니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대표팀은 프로 구단에 비해 비난이 더 크니까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잘 하겠지.(웃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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