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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리포트] "껴도 되나요?" '인기 폭발' 교육리그, 자리 없어서 못온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0-26 08:46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우리 구단도 참가하고 싶은데, 자리가 잘 안나네요"

최근 A 구단 관계자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0월에 일본 미야자키 지역에서 열리는 피닉스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리그는 사실상 일본프로야구 2군 구단들의 시범 경기다. NPB 12개팀의 젊은 유망주들이나 백업 선수들에게 실전 경기를 치르며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장이다. 간혹 1군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몇몇 1군 선수들이 내려와 컨디션을 점검하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교육리그는 2군 정규 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10~11월에 열리고 있다.

한국팀들 가운데서는 두산 베어스가 터줏대감이다. 두산은 2006년 처음 참가해 올해까지 13회째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참가했다. 두산을 제외한 한국팀들은 변화가 있었다. 2006년 LG 트윈스가 두산과 함께 참가했다가 이듬해 빠지고, 2010~2016년까지 참가했다. 두산 다음으로 오래 참가해온 팀은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회째 참가했다. LG가 오지 않는 후로는 삼성 라이온즈가 그 자리를 꿰찼다. 삼성은 2017년부터 참가하고 있다.

올해 10월초부터 시작한 피닉스 교육리그는 일본 12개팀과 독립리그 1팀, KBO리그 3개팀까지 총 16개팀이 참가 중이다. 일본 입장에서도 외국 구단들이 참가하면 다양한 선수들을 경험할 수 있어 유망주들에게 도움이 되고, 미야자키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이익이다. 교육리그 경기를 치르는데 필요한 구단 사용료, 스태프 고용 비용 등의 이용 경비는 참가 구단들이 1/n로 나눠 정산한다.

이곳에 참가하려는 KBO리그 다수 구단이 더 있지만, 참가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A 구단은 올해 교육리그를 앞두고 한팀이 빠질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웨이팅'을 걸어놨었지만, 빠지는 구단이 안나오면서 아쉽게 참가가 불발됐다. B 구단도 구단 관계자들을 보내 현지 상황을 살피게 했다. 내년부터 참가를 원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추가 팀들의 합류가 쉽지 않다. 야구장이나 숙박 시설 등이 부족하다며 NPB 측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리그 규모 자체를 키워야 하는데, NPB가 어떤 해답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의 원천 중 하나가 교육리그라고 꼽는 전문가들도 있다. 교육리그의 장점은 일본의 좋은 투수들을 직접 상대하고, 수비나 풋워크, 주루 플레이 등 일본 선수들의 탄탄한 기본기를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이 교육리그를 통해 효과를 보자, 육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팀들이 교육리그 참가를 희망하고 있다.


유망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고,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려는 구단들의 달라진 노력이 KBO리그 전체 트렌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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