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깜짝 놀랐네요. 경기를 즐기는 것 같더라고요."
막혔던 타선의 혈이 뻥 뚫렸다. 한국 야구가 타선 대폭발 덕분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콜드게임으로 첫 승을 장식했다. 그 물꼬를 튼 건 황재균이었다.
특히 이날 황재균은 2011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선발 유격수로 나서며 갑작스러운 포지션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원래 주전 유격수인 김하성에 백업 유격수 오지환이 모두 장염과 고열증세로 이날 경기장에 조차 나오지 못한 탓이다. 이들이 복귀하기 전까지 당분간 황재균이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
이런 점에 대해 황재균은 "어제 결과(3타수 무안타)가 안 좋아 오늘은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다"고 맹타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수비 포지션 이동에 관해서는 "문제 없다. 한국에서도 장난삼아 2루나 유격수 쪽에서 펑고를 받기도 했는데,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황재균은 이날 경기 중 벌어진 상황에 대해 "나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3회에 스리런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 황재균에게 인도네시아 2루수가 손을 들어 하이파이브를 청한 것. 이에 대해 황재균은 "베이스를 돌면서 나도 깜짝 놀랐다.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해서 했는데,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야구 자체를 즐긴다는 인상을 받았다. 승패를 중요시 하지 않는 듯 했다. 그래도 보기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인도네시아(자카르타)=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