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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듣지 못했습니다. 대만 감독도 말을 아끼네요."
이런 물밑 싸움은 선 감독에 의해 먼저 시작됐다. 선 감독은 지난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라와만군 야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첫 공식 훈련을 마친 뒤 26일 대만과의 예선 1차전 선발에 대한 질문에 "내일(25일)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연습 때 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양현종이 불펜 피칭을 한 탓에 대부분 취재진이 이로부터 2일 뒤 대만전에 양현종이 선발로 나서지 않을까 추측했으나 어쨌든 감독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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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대만은 24일과 25일에 항상 한국 대표팀과 같은 장소에서 바로 다음 시간대에 훈련을 진행했다. 때문에 정황상 대만 측이 먼저 훈련을 마치고 진행한 선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참고로 선발 공개에 대한 '함구 방침'을 설정했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 하다. 초반부터 동등한 상황에서 전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대만 감독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한 그만큼 대만 야구가 한국을 라이벌로 여기며 필승 각오를 뜨겁게 다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리만 없을 뿐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진배없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