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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날씨 문제는 전혀 없을 것 같아서 다행이네."
한국은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과 예선 B조에 속해있어 GBK 구장을 예선에서 쓰지만, 일본과 중국, 파키스탄, 예선 통과국(태국, 스리랑카, 라오스 중 1국)으로 꾸려진 예선 A조는 라와만군 구장을 써야한다.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만큼 라와만군 구장의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구장을 직접 둘러본 선동열 감독은 "라와만군 구장은 80년대 우리나라 프로야구 초창기에 쓰던 공설운동장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정말 형편 없는 시설이다. 관중석도 400석 정도고, 남자 화장실이 구장 전체를 통틀어 3개밖에 없다. 그나마도 좌변기는 1개씩뿐이다. 샤워 시설은 당연히 없다. 내가 자카르타에 가기 5일 전에 일본 대표팀 감독이 야구장을 둘러보고, 당장 그라운드 흙과 내야를 공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만큼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는 수준의 경기장"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숙소로 사용하게 될 선수촌 아파트 시설은 어떨까. 물론 야구 대표팀은 타 종목에 비해 입촌이 늦은 편이라 숙소를 사용하는 기간이 길지는 않다. 하지만 현지인 기준으로 설계가 돼있어 덩치가 건장한 선수들에게는 사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선동열 감독은 "방 자체가 굉장히 작다. 방이 2개 있는 구조인데, 작은 방은 침대 하나가 딱 들어갈 정도고 큰 방도 침대 2개를 넣으면 한명이 겨우 걸어다닐 공간만 나오더라. 화장실도 무척 조그맣게 샤워기와 변기, 세면대로만 이뤄진 구성이었다. 건물밖에서 봤을 때는 외관이 굉장히 멋졌는데, 안에 들어가니까 공간이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설치된 침대에 누워보니 내 발이 바깥으로 빠져나오려고 하는 크기였다"고 하면서 "선수촌 아파트가 있는 주위 동네가 서민들과 빈민들이 사는 곳이었다. 대회가 끝난 후 분양을 해야하기 때문에, 실 거주자들을 위한 설계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선수들이 사용하게 될 숙소에는 작은 벽걸이 에어컨 하나를 제외한 그 어떤 가전 제품도 설치가 안돼있다.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전자렌지, 커피포트나 냉장고도 없다. 때문에 야구 대표팀은 미니 냉장고 혹은 아이스박스라도 준비를 해달라고 협회에 요청을 한 상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