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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한화의 '미운 오리' 하주석, 백조로 거듭나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8-12 21:45



한화 이글스 하주석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화의 '미운 오리'였다. 스타성도 있고, 2016 시즌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으며 성장중이었다. 하지만 올해 타격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성적을 떠나 그라운드 위에서의 안일한 태도도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런 하주석을 빼지 않고 끝까지 기용하는 한용덕 감독까지 덩달아 욕을 먹는 날이 늘어났따.

하지만 그랬던 하주석이 최근 살아나고 있다. 수비는 원래 잘해주고 있었고, 타격까지 감이 살아나니 팀 공-수 전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11일 KT전까지 시즌 타율은 2할4푼7리인데, 최근 10경기 타율은 4할5푼5리였다. 2할 초반대 타율이 많이 올랐다. 11일 대전 KT 위즈전에서는 8회초 수비 상황서 환상적인 병살 플레이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2일 KT전에서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딱 1개의 안타였지만, 임팩트가 대단한 안타였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하주석에 대해 "전반기 공격에서 부진했다. 나도 주석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본인은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겠나. 어떻게든 하주석을 살려내려 고민을 했다. 오죽하면 영화까지 추천해줬겠나"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최근 하주석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아이 필 프리티'라는 영화를 추천해줬다고 밝혔었다.

한 감독은 이어 "최근 방망이가 맞기 시작하다보니 심리적으로 편해진 것 같다. 그 전에는 그라운드에서의 행동도 안좋았는데, 최근에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매우 열심히 하고 좋아졌다. 성적을 떠나 주전 선수가 아파서 못뛰면 감독은 가장 골치가 아픈데, 하주석이 힘든 가운데 아프지 않고 꾸준히 뛰어준 것만 해도 고마웠다"고 밝혔다.

그런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하주석은 경기 후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에게 생수 세리머니를 받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인지 몰랐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플레이 해 우리 팀에 끝내기 승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끝내기 안타는 하주석의 생애 첫 번째 달콤한 경험이었다.

이에 한 감독은 "하주석이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어제와 오늘 공-수에서 모든 걸 만회하는 활약을 해줬다. 크게 칭찬한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이 정도 공-수 활약이면 '미운 오리' 타이틀을 떼고 '백조'로 거듭날 수 있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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