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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부산 사직구장.
이날 삼성전은 롯데에게 중요한 승부였다. 4연승을 달리다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패를 당했다. 지난 2일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승리로 롯데는 8위 자리를 유지했다. 5위 넥센과 3경기차, 롯데에겐 똑같이 중위권 경쟁 진입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에서의 1승이 '2년 연속 가을야구행'의 단초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승부였다.
롯데는 올 시즌 유독 삼성에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상대전적이 2승10패였다. 피스윕(3연전 전패)이 2차례였고, 10패 중 역전패가 6경기에 달했다. '영남 라이벌'이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져 자존심에 상처가 꽤 컸다. 삼성만은 잡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지가 상당했다. 1회말 역전에 성공하고도 동점을 내준데 이어 역전 위기에 내몰린 이날 삼성전에서의 위기의식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조 감독은 과묵한 편이다. 감정 표현이 적고 진지한 스타일이다. 때로는 '재미없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 하지만 경기를 복기하는 모습이나 팀 흐름에 대한 생각을 밝힐 때 묻어나는 승부욕 만큼은 상당했다. 올 시즌에도 팀 흐름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은게 지도자 마음"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모습이 더러 있었다. 삼성전에서의 조 감독 퇴장은 의외였지만 그간의 성향이나 팀 흐름, 이날 승부 분위기를 봤을 때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롯데는 7회말 터진 손아섭의 결승 2루타와 마무리 손승락의 호투를 앞세워 5대4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조 감독의 퇴장이 이날 승부를 잡은 숨은 힘이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