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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의 일이다. 대표팀 외야수로 선발된 KIA 타이거즈 나지완은 인터뷰 한번 잘못 했다가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다. 나지완은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사실은 팔꿈치가 너무 아픈 데도 참고 뛰었다. 시즌 후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식의 말을 했다. 당시 기자는 바로 그 현장에 있었다. 물론 당시 나지완은 그저 순수하게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아픈 것도 참아가며 한국의 금메달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정도의 뜻으로 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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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이 아프다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소속팀 류중일 감독이 먼저 밝혔다. 류 감독은 지난 7월25일 "차우찬과 면담을 했는데, 왼쪽 허벅지와 엉덩이 사이 통증이 있다고 하더라.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는 참고 던지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면서 "일단 열흘 후인 8월 4일 돌아올 수 있는데, 그때까지 별 이상이 없으면 아시안게임 전까지 두 번은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계속된 부진의 원인이 고관절 부상 때문이었다는 설명이었다.
이런 상태라면 차우찬이나 LG가 먼저 솔직하게 선언하는 게 낫지 않을까. 대표팀 소집일(18일)이 채 2주도 남지 않았다. 현재 직구 평균구속이 140㎞에도 못 미치는 차우찬이 향후 2주 동안 최상의 몸상태를 회복할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다. 그리고 몸이 낫지 않은 차우찬이 대표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나마 부상 때문이라면 대표팀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는 여지라도 있다. 차라리 지금은 스스로 몸을 낮추는 게 국위선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늦으면 엔트리 교체도 불가능해 진다.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굳이 그걸 숨길 필요도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