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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섭, 강백호의 신인왕 독주에 견제구를 날리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7-25 15:27 | 최종수정 2018-07-25 22:31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LG 차우찬과 삼성 양창섭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양창섭.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7.24/

24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양창섭이 5회말을 마치고 포수 강민호와 이야기를 나누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4일 LG전이 끝난 뒤 양창섭(오른쪽)이 선배 박한이와 함께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도열해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지난해 9월 열린 2018년 KBO리그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쥔 KT 위즈가 서울고 강백호를 호명하자, 삼성 라이온즈가 곧이어 덕수고 우완 투수 양창섭 이름을 불렀다. 일찌감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 1라운드 1~2순위 지명선수답게, 둘은 1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작해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거쳐, 1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또 나란히 데뷔전부터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강백호는 지난 3월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 7번-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회초 첫 타석에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고졸 신인 선수가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것은 강백호가 처음이다. 나흘 뒤 같은 장소에서 양창섭이 선발 등판해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KIA 타선을 6회까지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KBO리그 역대 최연소(18세 6개월 6일) 데뷔전 선발승을 거뒀다.

이렇게 둘은 '슈퍼 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타석의 강백호, 마운드 위의 양창섭에게는 '고졸 루키 답지 않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시즌 초반 양창섭이 경쟁을 주도하는 듯 하다가, 4월 중순 이후 강백호쪽으로 기울었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개막전부터 3경기에 등판한 양창섭을 관리 차원에서 뺐는데, 전력에서 제외된 기간에 두 번의 잔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양창섭이 70일 간 1군을 비운 동안, 강백호는 거침없이 뻗어갔다. 외야 수비에 약점을 드러내면서도, 빼어난 장타력을 앞세워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누가봐도 강백호가 신인왕 레이스를 독주했다.

그런데, 지난 6월 복귀 이후 주춤하던 양창섭이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지난 18일 KIA전에서 6⅔이닝 3안타 1실점 호투를 펼친데 이어, 24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4안타 무실점 선발승을 거둔 것이다. 양창섭은 24일 잠실 LG전을 무4사구로 마쳤다. 9경기 만의 프로 첫 무4사구 경기였다. 후반기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71. 후반기 리그 최고 성적이다.

공교롭게도 양창섭이 빛나는 호투를 펼친 24일, 강백호는 넥센 히어로즈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시즌 18호 홈런을 때렸다. 마치 주위를 환기시키듯이 말이다.

아무리 양창섭이 지난 2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고 해도, 지금까지 성적으로는 강백호가 몇발 앞서 있다. 강백호는 24일 현재 89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325타수 94안타), 18홈런, 5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4개를 추가하면, 1994년 김재현(LG)의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21개)을 넘어선다.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1996년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이 기록한 신인 최다 30홈런까지 노려볼만 하다.


2018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t 강백호가 3회초 2사 1루에서 우월 투런홈런을 치고 선행주자 황재균과 환호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7.24/

강백호가 3회초 2사 1루에서 우월 투런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7.24/
양창섭은 9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중이다. 70일 간의 1군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인왕 경쟁이 이미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 2~3선발로 향후 8~9경기까지 선발 등판이 가능한데, 계속해서 호투하며 승리를 쌓으면 격차가 좁혀질 것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이 5위권으로 치고 올라간다면, 주목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강백호 독주 분위기로 치닫던 신인왕 경쟁이 양창섭의 재등장으로 뜨겁게 달궈질 것 같다. 치열한 경쟁이 발전으로 이어질 여지가 많다. 선수 본인이나 리그 전체를 봐도 좋은 일이다.

지금까지 두 선수의 투타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9월 15~16일 삼성과 KT의 수원 경기가 예정돼 있다. 둘의 맞대결이 성사되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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