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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에이스'라는 명칭은 한 팀에서 오직 한 명에게 허락되는 수식어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에는 이렇게 부를 수 있는 투수가 두 명이나 있다. 지난해 나란히 20승을 올린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다. 투수들의 꿈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20승'을 서로 달성했으니 둘 다 에이스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물론 이같은 준비 루틴은 각자 몸상태에 맞춰 철저히 계산된 스케줄이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최근 몇 년간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어떤 영향이 나타날 지 주목된다. 헥터가 템포를 늦추는 이유는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2년간 매해 200이닝을 넘겼다. 2016년에 31경기에서 206⅔이닝을 던졌고, 작년에는 30경기에서 201⅔이닝을 소화했다. 내친 김에 헥터는 3년 연속 200이닝을 노리고 있다. KIA에서 3년차를 맞아 완전한 팀의 일원으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위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최대한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맞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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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양현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한층 더 의욕적이다. 그만큼 어깨 상태가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일말의 우려감을 지울 순 없다. 그가 최근 수 년간 철저한 몸 관리와 성실한 훈련, 그리고 안정된 투구 폼을 바탕으로 어깨에 무리를 주지 않고 긴 이닝을 소화해왔지만, 과거 어깨 부상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6승을 거둔 뒤 찾아온 부상으로 이후 2년간 고생했던 이력이 있다. 때문에 페이스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두 투수 모두 풀타임을 건강하게 치르는 것이다. 구위나 타자와의 수싸움 면에서는 모두 리그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이다. 이들이 지금 새롭게 준비해야 할 건 없다. 지난해처럼만 하면 된다. 두 에이스가 올해도 지난해의 위용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