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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나 마찬가지?' 배지환 논란, 법원 결단 중요하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1-24 09:20


배지환. 스포츠조선DB

육성 선수 자격을 인정해달라며 KBO(한국야구위원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낸 경북고 출신 내야수 배지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이 유력했던 배지환은 드래프트가 열리기 직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애틀랜타 구단이 국제 스카우트 과정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부당한 접촉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중징계를 내렸고, 해외 유망주들의 계약은 모두 무효가 됐다.

KBO는 국외 리그에 진출한 아마추어 선수에게 2년의 유예 기간을 두는 패널티를 주고있다. 유망주 유출을 막겠다는 이유다. 따라서 해외에 진출했던 선수들이 KBO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2년 동안 군대를 다녀오거나, 독립리그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 드래프트에 참가해야한다.

하지만 배지환은 애틀랜타와 정식 계약이 맺어지기 전에 무효가 됐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관건은 KBO리그 구단과 육성 선수 신분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자격을 인정해달라는 내용이다. 법원이 조만간 결론을 내릴 예정인데, 현재까지는 선수의 손을 들 확률이 높다. 시카고 컵스와의 계약 성사 직전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해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 계약을 맺었던 국해성 케이스도 있고, 애틀랜타와 계약이 정식 체결되지 않은데다 장래가 촉망한 어린 선수라는 점이 법원의 결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요소다.

배지환의 사례는 야구계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올 여름에 열릴 2019년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는 권한도 아니고, 육성 선수로 곧장 계약할 수 있도록 인정해달라는 것은 리그 질서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

배지환은 1라운드 지명이 유력했던 거물급 고교 선수였다. 따라서 육성 선수 계약을 하려고 대부분의 구단이 몰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되려 선수가 구단을 골라서 갈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다. 배지환을 뽑으면 1차 지명 신인을 2명 데리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 육성 선수는 계약금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다. 구단이 계약금을 주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실상 FA(자유계약선수)처럼 계약 협상을 할 수 있다. 아마추어 선수가 곧장 해외 리그 진출을 시도했음에도 패널티가 전혀 없는 셈이다.

또 배지환은 애틀랜타 구단과 계약금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 외에도 60만달러(약 6억4000만원)에 준하는 서비스를 받기로 이면 계약을 맺은 사실이 이번 법정 절차에서도 밝혀졌다. 서류상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상호 협의는 세밀하게 이뤄진 후에 MLB 사무국의 구단 징계가 내려졌다.

어린 유망주의 안타까운 운명과 리그 질서 유지라는 극과 극 사이. 법원은 어떤 결단을 내릴까. KBO도 배지환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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