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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없는 LG 1선발 소사, 특급반열 오를 때 됐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04 09:14


올해 KBO리그 7번째 시즌째를 맞는 LG 트윈스 헨리 소사는 여전히 '최고 용병'이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있다. 위력적인 구위를 갖춘 그가 올시즌 컨트롤과 경기 운영에서 더 향상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LG 트윈스가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와 재계약한 이유는 그를 대신할 수 있는 후보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상문 LG 단장은 "소사는 검증된 투수다. 6~7이닝을 맡길 수 있는 투수가 흔하지 않다"고 칭찬했다. 류중일 감독도 소사를 개막전 선발로 유력하게 언급할 만큼 신뢰하고 있다.

소사는 2012년 5월 대체 선수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당시 KIA는 기존 호라시오 라미레즈를 퇴출하고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 소속이던 소사를 영입했다. KIA에서 두 시즌을 활약한 소사는 2014년 또다시 대체 선수로 넥센 히어로즈의 러브콜을 받고 다시 KBO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소사는 넥센에서 20경기에 등판해 10승2패, 평균자책점 4.61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이듬해 LG로 둥지를 옮겼다.

소사는 LG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구위를 앞세워 지난 3년간 팀내 에이스 역할을 했다. 3시즌 동안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578⅔이닝을 던지면서 31승32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지난 3년 동안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바로 소사다.

소사는 또한 KBO리그 입성 이후 단 한 번도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즉 부상 때문에 로테이션을 거르거나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운 적이 없다. 외국인 투수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예민한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에서 소사는 걱정할 게 없었다. 내구성, 건강, 꾸준함은 같은 의미로 통한다. LG가 소사와 재계약한 가장 큰 이유는 이 부분이다.

그러나 소사는 한 번도 외국인 투수 가운데 1등이었던 적이 없다. 즉 다승, 평균자책점, 또는 탈삼진 등 투수 부문 주요 타이틀이 없고, '특급 용병'이라는 평가와도 거리가 있었다. 들쭉날쭉한 경기 운영과 불안한 제구력 때문이었다.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빠른 슬라이더를 앞세워 타자를 윽박지르는 구위는 정상급이나 제구력은 불안했다는 것이다. 그가 KBO리그에 입성한 이후 외국인 투수 '1번 계보'는 브랜든 나이트, 더스틴 니퍼트, 에릭 해커, 밴 헤켄, 릭 밴덴헐크, 헥터 노에시 등이 이어받았다. 소사는 늘 '이류(2nd tier)'에 속했다.

LG는 현재 소사와 파트너를 이룰 또다른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현역 로스터에 포함됐던 2~3명의 투수들을 후보로 놓고 연봉 100만달러 수준에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도 LG의 1선발은 소사라고 봐야 한다. 소사는 지난 3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올해 3월 24일 개막전에도 LG는 소사를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1985년생인 소사는 올해 33세다. 연봉도 120만달러로 7년만에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이제 1인자의 자리에 오를 기회를 잡은 셈이다. 기량이나 경험 면에서 진짜 에이스다운 모습을 드러낼 때가 됐다는 이야기다. 타이틀 경쟁을 이끌 수준이 돼야 에이스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는데, 소사는 여전히 잠재력를 지니고 있다. 건강하고 경험이 있고, 신뢰도 받고 있다. 지난해보다 타선이 보강된 만큼 심적 불안감도 덜 수 있다.

이제는 외국인 에이스 경쟁서 헥터, 메릴 켈리 등과 대등한 관계로 힘을 겨룰 때가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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