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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29)가 공식 'LG맨'이 됐다.
-입단 소감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LG 구단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 베어스 팬분들과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 또 미국 가기전 생각한대로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죄송한 마음도 있다. LG 구단에서 절 받아주셔서 감사드린다.
LG 선수들이 안달고 있는 번호중 가장 좋아하는 번호다. 어릴 때부터 22번을 언젠가는 달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22번 단 선수들이 멋있어 보였다.
-기쁜 날인데, 울먹이고 있다.
미국에서 못한 것에 대한 것도 있고, (두산을 떠나 팀을)옮길 수 밖에 없던 것도 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활짝 안 웃는게 아니고, 오랜만에 (인터뷰를)하다보니 살짝 긴장도 된다. 정말 LG에 감사드리고(울먹임)... 두산 베어스에 감사드린다.
-계약 조건은 만족하나.
좋은 날인데 한국으로 오기까지 힘들었는데, 큰 금액을 안겨주신 LG 트윈스에 감사하다. 에이전트가 잘 협상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큰 금액을 제시했다고 들었을 때 감사했다. 내가 받아도 되는 선수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LG에서 여태까지 해왔던 야구를 잘할 수 있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몸값)역대 2위는 생각도 못했다.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야구를 포기한 결정적 이유는.
에이전트에게는 우선 미국에 남겠다고 얘기했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니 올해 성적이 안 좋았다. 좋은 계약, 나쁜 계약을 떠나서 계약에 이르려면 내년 2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2월 중순부터 준비하면 뒤쳐질 거라 생각한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엇다. 올해 벤치에서 야구 보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경기에 나가고 싶었고, 선수로서 정말 야구가 이렇게 노력만으로 안된다는 걸 한번 더 깨닫게 된 시즌이었다. 경기를 더 나가고 싶은 마음에 결정한 것 같다.
-연봉값 하려면 얼마나 잘해야 하나.
연봉값은 성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연봉을 받아도 되는지 싶다. 야구 성적도 성적이지만, 모든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 성적으로는 연봉을 다 메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플레이 측면에서 해야 할 일은.
항상 제가 할 역할은 제가 정하는 게 아니다. 감독님께서 어느 부분에 대해서 말해주시면 그걸 하는 게 내 역할이다. 꼭 중심타선 아니어도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면 어디서든 그 역할에 맞게 하는 선수여야 한다.
-감독은 리더 역할도 기대한다는데.
어린 선수들이랑 있을 때 같이 밥사주고, 또 목소리가 크니 야구장에서 얘기 많이 하니까 감독님께서 리더십이 있다보 보신 것 같다. 여기 LG에는 리더하실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저는 밑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LG 입단이 설鳴 했다.
많은 부분이 설렌다. 어릴 때 야구장가면 (박)용택이형, (이)동현이형이랑 같이 야구하고 뛰고 싶었는데 그게 설렌다. LG 선수들과 만나는 게 큰 설렘이지만, 용택이형과 동현이형이랑 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설렘이다.
-LG 선수들과 인사 나눴나.
용택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는 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셨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야구는 팀 우승이 목표지만, 개인이 잘하면 팀도 우승한다. 개인이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두산서 아쉬워한 선수는.
많은 선수들이 아쉬워했다. 룸메이트를 많이 한 박건우가 아쉬워하는 메시지를 많이 보냈다. 아쉽지만 그래도 같이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으니까 그때 보자고 얘기했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나.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노력해 보겠다.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루틴을 가장 잘 배웠다고 생각한다. 한국서의 루틴은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다. 각자의 루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두 번째는 경기에 나가는 게 얼마나 즐거운 건지 깨달았다.
-두산을 옆에 두고 계약하고 사진도 찍었다.
여기 올 때 울지 말자고 다짐했는데(울먹임)....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이런 날 울고 있지만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그때는 두산 팬들에게 죄송하고, LG 팬들에게 기쁨을 주자고 다짐했다.
-KBO리그는 자주 봤나.
하이라이트는 꾸준히 봤다. 원래 한국에 있었으니까 크게 걱정하는 건 없다.
-두산 박건우와 김재환이 그동안 많이 성장했다. 자신감 있나.
자신감 가지고 되는 건 아니다. 그들이 잘한 건 알고 있다. (두산서)내가 설 자리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보다는 내가 LG에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 각오를 세워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나름 열심히 운동중이다, 목표치에 도달하면 내년 어떻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나올 것 같다. 투수 공을 안본지 오래돼서 몸으로 느껴야 하는 부분이 아직 많이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루틴을 지키더라. 그들만의 체력 관리법이 있다. 연습의 양보다 질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그런걸 봐왔고 그렇게 했었다. 경기할 때는 체력이 가장 우선이 돼야 한다. 너무 짧게 갔다 와서 말할 수 있나 모르겠지만, 실력과 스윙 메카니즘은 비슷하다. 다만 신체적 측면이 가장 큰 차이다. 힘 차이도 물론 있다. 몸 관리와 먹는 음식 관리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는 선수가 있다면 힘이 있어야 더 통 할 거라고 조언하고 싶다.
-LG 팬들한테 한마디.
잘 하겠습니다. 용택이형 메시지도 있었지만, '열심히'와 '최선'보다 '잘' 해야 한다. 그 말대로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