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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승엽을 이긴 김태균 "형이 받았어도 인정했을 것"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2-13 20:35


2016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KBO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상을 수상한 한화 김태균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올해로 35회째를 맞는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총 45명의 선수가 10개 포지션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포지션별로 시상하는 KBO 골든글러브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45명의 후보 중 단 10명의 선수에게만 수상의 영광이 주어진다.
양재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2.13.

마침내 이승엽(40)을 이겼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34)이 생애 가장 값진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 다른 부문도 마찬가지였지만, 지명타자 부문의 승자가 큰 관심을 받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태균과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이었다. 결과는 215표를 얻은 김태균의 승리였다. 88표에 그친 이승엽을 여유있게 눌렀다.

김태균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3번째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라는 타이틀을 감안하면, 16년 동안 3번은 적은 숫자다.

김태균은 늘 이승엽의 그늘 아래 있었다. 총 10번 수상한 이승엽은 KBO리그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1루수로 7번(1997~2003년) 받았고, 일본 프로야구에서 삼성으로 복귀한 뒤로는 지명타자로 3번(2012년, 2014~2015년) 수상했다.

1루와 지명타자. 포지션이 같았던 김태균은 번번이 골든글러브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김태균이 1루수로 수상한 2005년과 2008년에는 이승엽이 일본에서 뛰고 있었다. 이승엽 없는 시대에는 김태균과 이대호가 양분해 상을 나눠 가졌다.

8년 만에 황금장갑을 다시 품에 안은 김태균은 덤덤했다. 하지만 "어떤 상이든 받은 자체로 행복하다"며 마음속 깊은 기쁨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김태균은 올 시즌 144경기 전게임에 출전해 타율 3할6푼5리(529타수 193안타), 23홈런, 136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최다안타, 타점 2위에 랭크됐고, 출루율 1위(0.475)에 올랐다. 상을 타기에 충분한 조건이었으나, 이승엽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가 있었다.

이승엽은 개인 성적 자체는 김태균보다 떨어지지만, 올 시즌 한일 통산 600홈런, 개인 최다 타점 신기록, 최고령(40세20일)-최소시즌(14시즌) 2000안타(역대 8번째) 등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다른 것을 신경 안 쓰고 내 성적만 놓고 보면 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었다"는 김태균이지만 "승엽이형이 받았어도 아쉽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만큼 좋은 성적을 내셨기 때문"이라며 선배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다시 한번 최정상을 확인했으나 미련도 있다. 좋지 않았던 팀 성적이다. 한화는 올해 정규 시즌 7위에 그치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태균의 마음 한쪽이 자꾸 무거운 것도 이 때문이다.

김태균은 "올해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다. 시즌 마지막에 결과가 안 좋았다. 늘 나보다는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마음먹는데, 그래서 개인 성적은 꾸준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내년에는 꼭 나와 우리 팀이 다 좋고, 마지막에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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