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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카스포인트 어워즈'가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카스모멘트상을 받은 정재훈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6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는 2016 KBO 리그 성적을 토대로 시상하는 카스포인트 대상과 최고의 명장면을 선정하는 올해의 카스모멘트 수상자가 결정된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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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잘 보관하라고 했다."
두산 베어스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정재훈(36)의 투혼이 담긴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라고 프런트에 지시했다. 지난 8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 얘기다. 정재훈은 절친 박용택이 친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았다. 엄청난 고통을 느꼈을 법 했지만, 곧장 글러브를 벗어 왼손으로 송구하려 했다. 이 관계자는 "신인들, 어린 선수들에게 보여줘야 할 영상이다. 프로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타구단 선수들, 팬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다.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은 12일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올해의 '카스모멘트'를 수상하며 "내가 받을 줄 몰랐다. 데뷔 15년만에 승리 투수가 된 황재균(넥센 히어로즈) 선수도 있고, 정재훈 선수도 투혼을 불살랐는데"라고 했다. 카스모멘트는 올 시즌 최고의 한 장면을 뽑아 주인공을 가린다. 이승엽은 한일통산 600홈런으로 정재훈, 황덕균을 제쳤다. 하지만 선배가 보기에 자신보다 후배들의 장면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 듯 했다.
정재훈은 특히 어깨 수술까지 받아 이승엽의 마음이 편치 않았나 보다. 팔뚝 핀 고정술을 하고 의욕적으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그는 갑작스럽게 오른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공을 쥐지 않은 채 팔스윙하면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마운드에만 서면 아팠다. 결국 지난달 21일 일본으로 건너갔다. 우측 회전근개 부분파열이라는 최종 진단이 나왔고,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관절경 수술을 했다.
정재훈은 "그간 쌓였던 것이 한꺼번에 터진 것 같다. 수술은 잘 됐다"며 "이제 재활을 어떻게 잘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팔뚝 부상 당시에는 무조건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선수라면 누구나 나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두 번째 수술은 어깨이기 때문에 전반기 복귀는 불가능하다. 후반기 합류가 목표다. 내년 시즌 팀이 3연패 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8~10개월의 긴 시간을 버텨야 한다. 온전히 자신과의 싸움이다. 몇몇은 불펜 피칭까지 왔다가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몇몇은 완벽히 나았다는 의학적인 판정에도 통증이 재발한다는 재활 과정. 분명 쉽지 않다. 몇 번의 좌절감, 몇 번의 상실감을 견뎌야 한다. 오버 페이스도 하지 말아야 하며 자기 자신과 타협해선 안 된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상. 버티고 또 버텨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인고의 재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2012시즌에도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다. 이 때는 수술 없이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었는데, 수 개월이 걸렸다. 이천 베어스타운, 집 앞 헬스장, 잠실구장 실내 웨이트트레이닝장을 끊임없이 오갔다. 그리고 약 5년 만에 다시 겪는 재활 인생이다. 중간에 포기하는 선수도 많은 아주 고된 삶이지만 후배들은 머지않아 그가 돌아올 것을 믿고 있다. 정재훈도 "솔직히 언제 돌아올지 감은 오지 않는다. 재활을 해봐야 안다"면서도 "내년에는 마운드에 설 것"이라고 또 한 번의 부활을 예고했다. 팀은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지만, 정작 그는 엔트리에서 빠져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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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정재훈. 스포츠조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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