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계속되는 타고투저. 사라지는 뛰는 야구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12-13 09:02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10회 무사 1루에서 1루주자 김종호가 이용찬의 초구 때 2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29

계속되는 안타행진 속에서 뛰는 야구가 줄어 들고 있다.

2016시즌 KBO리그는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현상을 겪었다. 리그 전체 타율이 무려 2할9푼이나 됐다. 선수 개인도 그정도 타율이면 주전 자리를 노릴만한 성적. 3할 타자가 무려 40명이나 배출됐다. 팀당 평균 4명씩은 3할 타자가 있다는 뜻이다.

잘치니 굳이 뛸 필요가 없어졌다. 올시즌 팀 당 1경기 평균 도루 시도 횟수가 1.11번이었다. 타고투저가 되면서 도루시도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타율과 도루 시도 횟수를 비교하면 확실히 타율과 도루시도가 반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타율이 2할5푼8리였던 지난 2012년엔 도루시도가 1.39개였고, 2013년엔 2할6푼8리의 타율에 1.45개로 오히려 도루시도가 더 늘었다.

그런데 2014년 전체 타율이 2할8푼9리의 타고투저가 되자 도루 시도가 경기당 1.27번으로 뚝 떨어졌다. 타율 2할8푼으로 타고투저가 유지된 지난해엔 1.20번으로 줄었고, 올해는 1.11번으로 더 줄었다.

올해 가장 많은 도루를 한 구단은 넥센이었다. 박병호 강정호 유한준 등 홈런타자들이 빠져나가고 고척돔으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뛰는 야구를 강조했고, 그 결과 154개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했다. 도루실패도 83번으로 총 도루 시도가 237번. 경기당 1.65번을 시도했다. 한화는 102번의 도루시도로 가장 뛰지 않는 팀이 었다.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적기도 했지만 굳이 뛰지 않아도 될 정도의 타격을 가지고 있었다.

타율 2할9푼8리로 가장 높은 팀타율을 보인 두산도 한때 '육상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이 뛰는 팀이었지만 올해는 도루시도가 130번에 불과했다. 경기당 채 한번도 뛰지 않았다.

이제는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뛰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도루를 했다가 아웃될 경우가 더 좋지 않다. 예전엔 연속안타가 나오길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하위타선에서도 활발한 타격이 이뤄지기 때문에 빠른 주자, 퀵모션이 빠르지 않은 투수, 송구가 약한 포수, 변화구 타이밍 등 조건이 갖춰져야만 자신있게 뛴다.


내년에도 도루시도가 줄어들까. 극심한 타고투저가 계속된다면 뛰는 야구가 실종될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최근 5년간 타율과 도루시도

연도=전체 타율=팀 당 1경기 도루시도

2012년=0.258=1.39

2013년=0.268=1.45

2014년=0.289=1.27

2015년=0.280=1.20

2016년=0.2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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