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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친구가 1명 있다." kt 위즈 조범현 감독이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지에서 한 말이다. "올해 잘 할거다. 기대해보라." 올시즌 전 미국 전지훈련에서 이 선수를 보고 또 했던 말이다. 주인공은 kt의 2년차 좌완 정성곤. 1군 진입부터 조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선수가 바로 정성곤이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 부진을 거듭했다. 4월6일 삼성 라이온즈전 첫 선발 등판부터 5월1일 LG 트윈스전까지 4번 등판 모두 패전. 여기에 5월26일 두산 배어스전 선발 패전까지 더해지며 5패만을 떠안았다. 이후 엔트리에서 빠졌고, 6월19일 NC 다이노스전 복귀투구를 했지만 그 때는 불펜이었다. 그렇게 91일 동안 불펜에서만 공을 던졌다.
그리고 25일 SK전 다시 한 번 선발 기회를 잡았다. 정성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투구. 모든 게 좋았다. 구위도 괜찮았고, 제구도 훌륭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망가는 피칭이 없었다. '칠 테면 쳐봐라'라는 식으로 자신있게 승부하니 오히려 SK 타자들이 말려들었다. 시즌 초반에는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어린 선수를 사로잡는 듯 했다. 힘도 많이 들어가 보였고, 너무 완벽한 공을 던지려다 밸런스가 무너졌다. 하지만 SK전은 한결 여유가 있었고, 몸에서 필요없는 힘도 빠진 듯 자연스러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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