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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의 이탈, 한화에 '치명상'인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8-25 11:05


'치명적'이라는 표현말고는 더 적합한 말을 찾을 수 없다. 한화 이글스 좌완 필승조 권 혁의 부상 이탈. 단순한 일시적 1군 엔트리 제외라고만 보기 어렵다. 그래서 '치명적'이다. 한화의 시즌 막판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권혁이 넥센 5회말 무사 1,2루에서 박동원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한후 교체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6.30/
권 혁은 지난 24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왼쪽 팔꿈치 통증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은 권 혁이 시즌 중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로 누적에 따른 허리 통증이나 편두통 증세로 고생한 적은 있었지만, 그때도 1군 엔트리에 남아 컨디션을 회복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렇게 아예 사라진 건 그만큼 권 혁의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권 혁은 어지간한 피로나 근육통 정도는 담담히 이겨내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한창 '혹사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내가 괜찮다는 데 다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몸상태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랬던 권 혁이 도저히 못버틸 정도까지 오게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누적된 엄청난 투구이닝과 투구수에 따른 데미지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 혁은 부상 이전까지 지난 2년간 무려 144경기에 나왔고, 여기서 207⅓이닝을 던졌다. 시즌 평균 100이닝 이상을 거뜬히 넘겼는데, 중요한 건 권 혁이 '선발투수'가 아닌 '불펜투수'라는 점이다. KBO리그 10개 구단 불펜 투수가운데 지난 2년간 권 혁보다 많이 던진 불펜 투수는 없다. 리그의 꽤 많은 선발 투수는 오히려 권 혁보다 적게 던졌다. 기이한 현상이다.

결국 팔꿈치에 탈이 났다. 현재로써는 권 혁의 팔꿈치가 얼마나 상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단순한 근육의 과부하에 따른 염증 증세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인대의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정확한 건 병원의 정밀 검진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 팀 내부적으로는 전자인 '단순 근육통'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희망론일 뿐이다. 더구나 선수의 부상 정도에 관해 함구하는 팀의 특성상 권 혁의 정확한 팔꿈치 상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비공개로 묻힐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권 혁은 남은 시즌에 돌아올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일단 팔꿈치 상태가 정확히 체크된 후 재활 일정이 나와야 하는데, 앞서 팔꿈치 '단순 통증'으로 엔트리에 제외됐던 장민재가 1군에 돌아오는데 17일이 걸렸다. 이 경우를 미뤄보면 권 혁도 최소 9월 중순은 돼야 1군에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전망일 뿐이다. 권 혁의 팔꿈치 상태가 장민재보다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복귀에 대해서는 선수의 의지도 크게 중요하다. 그런데 권 혁은 현재 팔꿈치에 통증이 생긴 점에 관해 크게 낙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팀 내부 관계자는 "팔꿈치에 통증이 생긴 뒤 권 혁이 몸관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자칫 크게 다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혁이 올해 안에 다시 씩씩하게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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