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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와 LG 트윈스. 7위와 8위가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났다. 하위팀끼리의 대결이라고 하지만, 16일 기준 2위부터 9위까지의 승차가 3.5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3연전 첫 번째 경기는 양팀에 매우 중요했다.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 양팀은 피말리는 승부를 벌였다.
양팀은 지난 주말을 기분좋게 보내기도 했다. 나란히 2연승. kt는 창원 원정을 떠나 강호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연승에 1무승부를 기록했다. LG는 홈 잠실에서 역시 상위권팀 SK 와이번스를 맞이해 2연승을 달렸다. 15일 3연전 마지막 경기가 경기 도중 비로 노게임 선언돼 연승 기록이 이어졌다. 상승세의 양팀이 충돌하게 됐다.
선발 카드도 박빙. 나란히 외국인 우완 에이스를 투입했다. kt 트래비스 밴와트, LG 헨리 소사였다. 두 투수의 시즌 승수는 공교롭게도 나란히 2승씩이었다.
초반은 LG의 페이스였다. LG답지 않게(?) 홈런포로 상대 기선을 제압했다. 2회 이병규(7번)의 선제 솔로포를 시작으로 3회 정성훈의 스리런 홈런, 그리고 4회 루이스 히메네스의 솔로 홈런이 또다시 터졌다.
하지만 성장한 막내 kt도 승리를 헌납할 수 없었다. 2-5로 밀리던 6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흔들린 상대 선발 소사를 상대로 이진영-김상현-박경수가 연속 3안타를 뽑아내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LG가 소사를 조기강판 시키고 불페진을 가동했지만, kt 김종민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박기혁의 역전타까지 터져나왔다. 6-5 kt의 리드.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kt는 7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잘잡았다. 하지만 손주인이 바뀐 투수 고영표를 끈질긴 승부로 괴롭힌 끝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이게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꿀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 사구에 흔들린 고영표가 박용택과 임 훈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동점이 됐고, kt는 다급하게 김재윤, 홍성용 등 필승조를 투입했지만 이병규가 홍성용을 상대로 역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뒤어어 히메네스에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여기가 승부처였는데, 2사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상대에 압박을 가한 LG의 힘이 돋보였고 아직은 힘싸움에서 미숙한 막내 kt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7회말도 마찬가지. kt는 6-9 상황 1사 2, 3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지만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가는데 그쳤다. 1점 추격 후 2사 2루 상황서 김상현이 좌완 윤지웅에 삼진을 당하는 순간 LG쪽으로 경기가 기울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