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큰 그릇이 만들어지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투수들이 가장 선망하는 보직, '선발투수'도 마찬가지다. 하루아침에 '짠!'하고 탄생하는 게 아니다. 긴 시간 동안 반복 연습을 통한 준비, 그리고 실전에서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을 쌓으면서 한 명의 선발이 완성된다. 선발이 되려면 얻어맞는 과정도 견뎌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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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안영명 역시 입단 이후 꾸준히 선발요원으로 관리되고 기용되어오지 않았다. 부상 문제도 있었지만, 필요에 따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커리어의 대부분을 채웠다. 이런 상황은 윤규진 송창식 장민재 김용주 김민우 등도 전부 겪어왔거나 현재 겪고 있다. 넥센에서 선발로 자리매김한 양 훈도 같은 경험을 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10년간, 한화의 투수 운용정책은 당장 눈앞의 1승만을 노리는 단기처방을 내리는 데 급급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은 비록 지더라도 1~2년 뒤를 내다보는 식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선발 투수를 키워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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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