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련되서 괜찮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니 시속 130㎞는 가뿐히 나올 것 같았다. 현역 시절 직구는 물론 다양한 변화구에다 제구력까지 뛰었던 한 코치의 공에 일부 선수는 방망이가 밀리기 일쑤였다.
두산 관계자는 "호주 시드니 1차 캠프부터 저렇게 공을 던졌다"고 귀띔했다. "아이싱 치료도 하지 않고 거의 매일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도왔다"는 설명이었다.
흥미로운 얘기가 이어졌다. 홈런이라도 치면 공이 더 빨라진다는 것. 박건우는 "투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방망이 중심에 걸린 타구가 나오면 '나이스 배팅'을 외치시다가도 다음 공은 더 빠르게 날아온다"며 "타격 감을 끌어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선수들이 늘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얘기를 전하니, 한용덕 코치는 그저 웃을 뿐이다. '어깨가 괜찮냐'고 물으니 "그저 30%의 힘으로 던진 겁니다"라고 농을 쳤다. 한 코치는 "이렇게 해서 일당 받는 거다. 많은 공을 던져도 크게 힘들지 않다"며 "그게 우리 코치들이 할 일이다. 단련되서 괜찮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 중반 1군 코치로 승격돼 불펜 안정에 큰 도움을 준 한용덕 코치. 이번에는 수백 개의 공을 던지며 야수들을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