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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루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23일 첫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미국 LA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전 인터뷰에서 '주전 경쟁'을 수차례 강조했다. 김현수는 "내 앞길이 구만리다.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지를 생각하고 있다. 원래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최근 볼티모어 구단이 대표 슬러거 크리스 데이비스와 FA 계약을 했다. 7년에 총액 1억6100만달러다. 데이비스가 볼티모어에 잔류하면서 주전 1루수는 굳어졌다. 김현수가 1루를 지킬 수도 있었지만 데이비스가 남으면서 그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결국 김현수가 승부를 봐야 할 포지션은 좌익수다. MLB닷컴, ESPN닷컴은 김현수와 함께 좌익수 경쟁자로 놀란 레이몰드(33)와 마크 트럼보(30)를 꼽고 있다.
우타자 레이몰드는 볼티모어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볼티모어의 낙점을 받았고, 빅리거가 된 건 2009년이다. 그해 타율 2할7푼9리, 15홈런, 45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꾸준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를 들락거렸다. 지난해엔 메이저리그 61경기에 출전, 타율 2할4푼7리, 6홈런 20타점에 그쳤다. 레이몰드의 올해 연봉은 140만달러다. 김현수 보다 적다.
레이몰드가 그동안 보여준 경기력은 강력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볼티모어의 좌익수를 취약 포지션으로 계속 지적해왔다. 레이몰드는 좌익수 뿐 아니라 지명타자로 나갈 수도 있다.
레이몰드 보다 우타자 트럼보가 김현수에게 더 위협적일 수 있다. 트럼보는 최근 볼티모어와 1년 92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LA 에인절스를 통해 빅리거가 된 후 2011시즌부터 3년간 총 95홈런을 때리며 젊은 슬러거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타율이 2할대 중반에 머물러 정교함에서 항상 아쉬움을 남겼다. 트럼보는 2013시즌을 끝으로 에인절스를 떠나 2014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15년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성적은 두 팀(애리조나, 시애틀)에서 타율 2할6푼2리, 22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트럼보의 나이를 감안할 때 파워는 지금도 살아있다. 하지만 약점인 정확도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트럼보에 대한 평가는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보의 경우 뛸 수 있는 포지션은 다양하다. 좌익수에서 밀릴 경우 우익수 또는 1루수도 가능하다. 하지만 우익수에선 라이언 플래허티, 1루수에선 데이비스 등과 경쟁해야 한다. 어느 자리에 가도 쉽지 않다.
김현수는 루키 빅리거다. 아직 메이저리그 기록이 없다. 대신 KBO리그 통산 10년 동안 타율 3할1푼8리, 142홈런, 장타율 4할8푼8리, 출루율 4할6리를 기록했다. 국가대표 3번 타자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초대 프리미어 12에서 팀 우승과 함께 MVP에 뽑혔다. 그는 출국 인터뷰에서 "설렘 반, 떨림 반이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미국 LA에서 개인훈련을 한 후 2월에 볼티모어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지는 플로리다주 사라소타로 이동할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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