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간 단축과 타고투저 완화, 올시즌 양상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1-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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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새 홈인 고척돔은 기존 목동구장보다 펜스까지 거리가 멀고 펜스도 높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4일 프리미어12 한국과 쿠바의 평가전이 열린 고척돔 전경.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1분으로 2014년 3시간27분서 6분이 단축됐다. 스피드업 규정의 강력한 적용과 벤치 및 선수들의 적극적인 동참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사실 경기시간을 가장 많이 지배하는 요소는 '타고투저' 수준이다. 2014년은 타고투저 현상이 절정에 이른 시즌이다. 전체 타율은 2할8푼9리, 평균자책점은 5.21로 두 수치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5년에는 팀타율이 2할8푼, 팀평균자책점이 4.87로 각각 감소했다. 경기시간이 단축된 주요 이유다. 타자들이 잘 치면 출루가 많아지고 그만큼 경기시간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새해에도 프로야구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경기시간이다. KBO리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와 일본에 비하면 10~15분 정도 경기시간이 길다. 지난달 9일 열린 KBO 윈터미팅서도 경기시간 단축에 관해 각 분야 관계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KBO는 올해도 스피드업 규정을 강력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경기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투타 균형이 여전히 필요하다. 타고투저와 투고타저 가운데 어느 유형의 야구가 선호돼야 하는가는 별개의 문제지만, 어느 쪽이든 과한 것은 좋지 않다.

새 시즌에는 타고투저 현상이 더욱 완화될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공인구가 통일된다. KBO는 지난해 공인구 제조업체로 스카이라인을 선정하면서 몇 가지 사항을 주문했다. 봉합선을 균일하게 하고, 반발계수를 0.42대에 맞춰달라는 것이었다. 야구규칙에 명시된 공인구의 반발계수 범위는 0.4134~0.4374이다. 0.42대면 중간 수준이다. 일본 프로야구 공인구와 비슷하다.

공인구의 반발계수는 타고투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높으면 높을수록 타구가 강해지고 멀리 날아간다. 각 구단 감독들에 따르면 그동안 구단마다 다른 공인구를 쓴 탓에 구장별로 타구의 '질'이 달랐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같은 종류의 공을 쓰게 됐으니 공인구에 따른 구장별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다. 지난해 팀별 공인구의 반발계수 측정 결과 0.43대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는 강한 타구가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홈런도 줄어들 공산이 크다.

두 번째 변수는 새 야구장의 등장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목동구장을 떠나 고척돔을 쓴다. 목동구장은 지난해 홈런에 대한 파크팩터가 9개 구장 가운데 1.342로 사직구장(1.49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목동은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98m, 중앙 118m다. 고척돔은 좌우 99m, 중앙 122m에 펜스도 4m로 높다. 아무래도 목동보다는 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인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좌우 99m에 중앙 122m로 기존 대구구장과 비교해 중앙이 2m 멀다. 대신 새 구장은 좌우와 중앙 펜스가 직선으로 연결돼 있어 좌중간, 우중간은 짧다. 따라서 새 구장이 타자들에게 유리한지 아닌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고척돔은 투수친화적으로 예상할 수 있고,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지켜봐야 한다. 종합하면 타고투저가 완화될 여지는 있다.

다른 한편으로 타고투저와 관련해 선수들 실력을 지금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새 시즌에는 KBO 간판타자 박병호와 김현수가 빠져나가고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이 대거 들어오지만, 투수와 타자의 전체적인 밸런스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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