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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현수의 독한 각오 "한국 유턴하면 나는 실패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2-30 08:18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김현수가 29일 한국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내년 시즌 보스톤 선발로 뛰게 될 데이빗 프라이스와 대결을 고대하고 있는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두 시즌이 지나면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게 된다. 김현수의 기자회견에는 두산에서 함께 뛰었던 후배 허경민과 박건우가 참석 선배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해 주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은퇴를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12.29/

"한국에 유턴하면 나는 실패자다."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김현수가 미국 무대 도전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김현수는 29일 서울 대치동 컨벤션 벨라지움에서 볼티모어 입단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현수는 볼티모어 현지에서 계약을 마친 후 25일 귀국했다. 2년 총액 700만달러의 조건이다.

"미국에서 은퇴하고 돌아오겠다."

김현수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마음은 없다. 미국에서 잘해 은퇴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하며 "미국에서 날 원하는 팀이 없어 한국에 유턴하면 나는 실패자"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2년 계약과 관련해 "아직 미래를 얘기하기 힘들다. 너무 앞서는 느낌이다. 일단 팀에 잘 융화돼서 게임에 나가는게 중요하다. 타순도 어떤 타순이든 관계 없다. 성적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가면 나는 루키다. 주전 경쟁을 이기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특별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부족한 부분이 없다고도 생각한다. 이게 내 장점이자 단점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커트는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보스턴으로 간 데이빗 프라이스와 꼭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로 올해 FA 자격을 얻어 7년 2억1700만달러의 조건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김현수는 "현지 적응을 걱정하시는데 아무거나 잘 먹고 해서 나는 큰 걱정을 안한다. 스트라이크존도 현지 콜을 따르고 적응하겠다"고 말하며 "미국 비자가 발급되면 곧바로 나가 현지 적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입단하는줄 알았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에 직접 가서 홈구장 캠튼야드를 보니 정말 크고 좋더라. 그래도 잠실구장과 비교하면 외야 펜스까지 거리는 짧아보였다"라고 말하며 "미국에 가니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게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 현지에서 한국 음식점을 2번 찾았다고. 김현수는 "사장님께서 '여기에 이민 올거면 하루도 쉬면 안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신게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하며 "사장님 말씀대로 하루도 안쉬고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현수 관계자는 "구단에서 김현수의 성격이 좋아 잘 적응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영어를 못해 조용히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계약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에이전트에게 맡겼다. 나는 700만달러를 받는다는 것만 알고있다. 사실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해 나는 워싱턴 내셔널스에 가는줄 알았다"고 말했다. 볼티모어는 워싱턴 바로 옆에 붙어있다. 계약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는데, 확실한 건 김현수는 마이너리그행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빅리그에 한 번 오르면 마이너리그에 갈 일이 없다. 심리적인 안정감 속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또, 김현수는 2년 계약이 종료되면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라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역적인 나 응원해주신 두산팬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

김현수는 미국행에 대해 "사실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까지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꼭 미국에 진출해야겠다 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말하며 "어떻게 하다보니 좋은 기회를 얻어 미국에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정든 친정 두산 베어스에 대해 "두산팬들과의 약속을 못지키고 떠나게 돼 죄송하다. 그동안 준우승 3번하는데 내가 역적이었다. 그런데도 많이 응원해주셨다. 감사하다. 그래도 우승하고 갈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 이 기세를 몰아 내년에도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올시즌 전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두산에서 4연패를 이루겠다"고 했었다.

김현수는 제 3자 입장으로 바라본 내년 시즌에 대해 "물론 두산이 또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가 강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두산 동료였던 허경민과 박건우가 깜짝 방문을 해 축하를 건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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