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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SK 내년 목표 어떻게 잡아야 하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28 09:06


SK 와이번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서 전력을 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경쟁 체제를 통해 선수층을 두텁게 하겠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오르기는 했지만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펼치지 못한만큼 내년 시즌을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난 10월 3일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김용희 감독과 프런트 수뇌부.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6→5→5→?'

SK 와이번스의 최근 3년간 순위다. 10개팀 체제가 출범한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5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SK는 내년에도 일단 가을잔치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SK 프런트나 선수단에서 내년 목표를 포스트시즌 진출로 정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승이 목표라고 말한 SK 관계자도 없다.

SK는 내년 1월 5일 시무식을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는 와이번스 야구단 류준열 신임사장의 취임식도 함께 열린다. 류 신임사장은 SK텔레콤 전략기획그룹장, 서비스탑 대표이사, 성장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에서 전략가로 통했던 류 신임사장이 야구단으로 옮긴 첫 시즌 어떤 모습의 청사진과 목표를 제시할지 주목되는 것은 SK가 최근 3년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창단한 SK는 이제 성적을 떠나 안정적이면서 선진적인 구단 운영의 모델을 제시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SK 와이번스의 장기적 플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팬들이 상당히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구단 관계자들 가운데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SK는 올해 시즌 시작 전 두산과 함께 삼성을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꺾고 반전의 짜릿함을 선사했지만, SK는 힘겨운 레이스 끝에 겨우 포스트시즌에 오르는데 그쳤다. 시즌을 치르면서 뜻하지 않은 악재와 부딪혔고,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때문에 SK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SK를 우승 후보로 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승을 논하기에 SK의 스토브리그는 너무도 조용했기 때문이다. 정우람 윤길현이 빠져 나가면서 마운드 전력이 많이 약화됐다. 이번 겨울 주전급 주전급 영입은 없었다. 김용희 감독인 프런트 스스로 내부 자원을 키워 선수층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내부에서는 또 목표가 우승이라고 해도 이를 감추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SK가 삼성의 대항마로 꼽힌 것은 결과적으로 실속없는 명성, '허명(虛名)'에 불과했다.

내년에는 현재의 자원을 가지고 레이스를 벌여야 한다. 어떤 이는 SK가 세대 교체중이라고 하는데, 사실 베테랑 선수들이 아직도 주전 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들이 잘 해줘야 SK가 살아날 수 있다. 마운드는 선발보다는 불펜진 운영이 걱정이다. 마무리를 정해야 하고, 주력 불펜투수들을 발굴해야 한다. 재기를 꿈꾸는 투수들도 많기 때문에 경쟁 체제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선발진은 김광현, 세든, 켈리, 박종훈 등 4명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5선발 요원만 찾으면 된다.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주전 포수는 이재원이다. 이재원은 한 번도 주전 포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또한 새로운 도전이다. 이재원을 뒷받침할 백업 포수를 골라내는 것도 전지훈련의 중요한 과제다.

타선은 올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새 외국인 타자로 중장거리포 내야수 헥터 고메즈를 데려온 것이 눈에 띈다. 2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고메즈는 수비 안정에 기여하고 6~7번 자리에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 주기를 SK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 후반기 14개의 홈런을 때린 4번타자 정의윤의 활약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부족했던 집중력과 장타력을 높일 타자가 고메즈와 정의윤이다.

전체적인 전력을 놓고 보면 SK는 우승을 베팅할만한 팀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우승을 하기 힘든 팀도 아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몇몇 팀들과 비교해 '엔진'이 조금 다를 뿐이지, 같은 출발선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결국 레이스 운영과 부상자 관리다. 두 부분에서 올해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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