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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나바로의 전력질주를 볼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2-20 10:39


두산과 삼성의 2015 KBO 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두산 2루수 오재원이 삼성 나바로의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31/

지난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그해 4월 3일(한국시각)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6⅓이닝 동안 3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로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투수가 아니라 타자 류현진에 대한 팬들의 질책이 있었다. 6회말 두번째 타석 때 3루수앞 땅볼을 치고서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하지 않고 천천히 뛰어간 것이 문제였다. 투수도 방망이를 잡았을 땐 타자이니 최선을 다하라는 팬들의 경고였다.

한국에도 쉬운 내야땅볼이 나올 때 천천히 뛰는 선수가 있다. 바로 삼성의 외국인 타자 나바로다.

나바로는 실력으론 충분히 인정받는 선수다. 지난해 타율 3할8리에 31홈런, 98타점을 올렸던 나바로는 올해는 타율 2할8푼7리에 48홈런, 137타점을 올렸다.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기도 했다. 이만한 선수를 찾기는 분명 쉽지 않다.

그러나 성실성으로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 선수들이 한창 훈련을 하고 있을 때 야구장에 도착하는 것은 자주 볼 수 있는 일. 훈련을 성의있게 한다고 보기 힘든 모습도 보인다. 게다가 경기에서마저 성실함이 보이지 않는다. 아웃될 것 같은 정면 땅볼이 나오면 거의 걷다시피한다. 많은 선수들이 평범한 땅볼이 나오면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나바로는 그보다도 더 느리게 뛰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수비수가 실수를 해서 혹시나 세이프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1루수가 공을 받을 때 근처엔 나바로가 없다. 전력질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 수비가 실책을 해도 여유있게 아웃이 되는 것.

20개 이상의 도루를 하는 발빠른 선수가 뛰질 않으니 답답해 미칠 노릇. 깊숙한 타구가 나와 세이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될 때만 전력질주를 한다. 정규시즌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한국시리즈처럼 큰 경기에서도 그런 플레이를 했을 때 팬들의 비난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웬만하면 외국인 선수에게 간섭하지 않는 류중일 감독도 시즌 중에 나바로를 불러 타이른 적이 있을 정도다. 선수들도 몇차례 쓴소리를 했지만 나바로에겐 '소 귀에 경읽기'였다.

그래서 삼성은 이번 재계약협상 때 나바로에게 이에대한 다짐을 받을 계획이다. 선수단 내규를 나바로에게 그대로 적용시키겠다는 것. 야구장에 지각하거나 1루까지 전력질주 하지 않는 모습을 이제는 더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나바로는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액수도 문제지만 성실성 조항이 나바로에겐 부담이 되는 것.

삼성은 외국인 투수 웹스터와 벨레스터의 계약을 발표했다. 남은 것은 나바로와의 재계약 뿐이다. 삼성은 나바로와의 재계약 불발에 대비해 영입리스트를 추려놓은 상태다.

외국인선수 재계약 만료일은 올해말까지다. 만약 나바로의 재계약 소식이 들린다면 내년엔 1루로 최선을 다해 뛰는 나바로를 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삼성팬들은 내년시즌 끝까지 뛰는 나바로를 보고싶어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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