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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 순간 오타니를 왜 교체했을까.
오타니는 7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졌다. 페이스로 봤을 때는 완투도 가능했다. 올시즌 오타니는 5번의 완투를 했고, 130개 이상의 공을 던진 경기도 있다. 그런데 고쿠보 감독은 고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당연하다는 듯 8회초 노리모토를 불러올렸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쿠보 감독은 이미 오타니를 7이닝만 던지게 하고 이어 노리모토를 내세워 2이닝을 맡긴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적절한 계획이었고, 그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였을까. 앞서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개막전에서도 고쿠보 감독은 오타니를 무리시키지 않았다. 당시 오타니는 6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투구수는 91개였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7회부터 나온 일본의 구원투수들조차 공략하지 못하고 0대5로 완패했다.
경기후 고쿠보 감독은 오타니 교체에 대해 "오타니는 투구수와 상관없이 7회면 충분하다고 봤다. 나머지 2이닝은 노리모토가 막아줄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노리모토가 잘 이끌어줬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오타니를 결승전에 올릴 생각은 전혀 없다고까지 했다. 준비된 마운드 운용 계획에 따라 오타니를 내렸을 뿐, 자신의 투구교체가 치명적이었다는 말은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45세의 젊은 사령탑 고쿠보가 아닌 다른 감독이었다면 그 상황에서 오타니를 내렸을까. 그동안 일본 대표팀은 오 사다하루 감독, 호시노 센이치 감독, 하라 다쓰노리 감독 등 프로에서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들이 맡았었다. 승부에 관한 한 집착에 가까울 정도의 욕심을 평생에 걸쳐 드러냈던 일본 야구의 산증인들이다. 그들이었다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
고쿠보 감독은 한국전 패배 직후부터 20일 오전까지 일본 언론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물론 고쿠보 감독이 오타니를 너무 일찍 교체했다는 것이 비난의 핵심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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