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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받는 고쿠보, 도대체 오타니 조기교체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1-20 10:02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준결승 일본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무사 만루를 허용한 일본 노리모토가 강판되고 있다. 일본 감독은 고쿠보. 도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도대체 그 순간 오타니를 왜 교체했을까.

일본은 지난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3대4로 역전패를 당했다. 역대 일본의 대표팀 경기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패배라 할 만하다. 일본은 3-0으로 앞선 9회초 불펜투수들이 잇달아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추격을 허용하더니 마쓰이 히로토시가 이대호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결국 한 점차로 역전패했다.

일본 벤치의 투수교체 미스가 역전패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로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교체 타임이 너무도 빨랐다는 지적이다. 일본 대표팀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7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오타니를 8회초 노리모토 다카히로로 교체했다.

오타니는 7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졌다. 페이스로 봤을 때는 완투도 가능했다. 올시즌 오타니는 5번의 완투를 했고, 130개 이상의 공을 던진 경기도 있다. 그런데 고쿠보 감독은 고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당연하다는 듯 8회초 노리모토를 불러올렸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쿠보 감독은 이미 오타니를 7이닝만 던지게 하고 이어 노리모토를 내세워 2이닝을 맡긴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적절한 계획이었고, 그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였을까. 앞서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개막전에서도 고쿠보 감독은 오타니를 무리시키지 않았다. 당시 오타니는 6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투구수는 91개였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7회부터 나온 일본의 구원투수들조차 공략하지 못하고 0대5로 완패했다.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고쿠보 감독은 같은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가 7이닝을 잘 막고 리드를 잡으면 구원진이 한국 타선을 가볍게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점수차도 3점으로 일본이 역전당할 상황도 아닌 것으로 고쿠보 감독은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오타니가 강판을 자청할만한 징후나 신체적 증세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경기후 고쿠보 감독은 오타니 교체에 대해 "오타니는 투구수와 상관없이 7회면 충분하다고 봤다. 나머지 2이닝은 노리모토가 막아줄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노리모토가 잘 이끌어줬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오타니를 결승전에 올릴 생각은 전혀 없다고까지 했다. 준비된 마운드 운용 계획에 따라 오타니를 내렸을 뿐, 자신의 투구교체가 치명적이었다는 말은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45세의 젊은 사령탑 고쿠보가 아닌 다른 감독이었다면 그 상황에서 오타니를 내렸을까. 그동안 일본 대표팀은 오 사다하루 감독, 호시노 센이치 감독, 하라 다쓰노리 감독 등 프로에서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들이 맡았었다. 승부에 관한 한 집착에 가까울 정도의 욕심을 평생에 걸쳐 드러냈던 일본 야구의 산증인들이다. 그들이었다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

고쿠보 감독은 한국전 패배 직후부터 20일 오전까지 일본 언론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물론 고쿠보 감독이 오타니를 너무 일찍 교체했다는 것이 비난의 핵심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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