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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이승엽 선발제외에 얽힌 심정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0-29 17:24


삼성 류중일 감독은 29일 한국시리즈 3차전서 이승엽을 선발에서 제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취재진에게 기꺼이 설명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구관이 명관이긴 한데..."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류 감독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짜는데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1,2차전을 통해 부진을 보인 타자들이 몇 명 있었던데다 구자욱을 이날부터 쓰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구자욱이 들어오면서 대신 한 명이 벤치를 지켜야 하는 상황. 류 감독은 고심 끝에 이승엽을 빼기로 했다. 류 감독은 "자욱이가 들어오면 누구를 뺄까 고민이 많았다. 결국 이승엽을 대타로 대기시키기로 했다"면서 "내가 감독이 된 이후에 승엽이가 아플 때를 제외하고는 선발에서 제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이승엽은 올해 122경기, 지난해 127경기에 출전했는데, 모두 선발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류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에서 승엽이가 아무리 부진해도 몸이 괜찮으면 선발에 꼭 집어넣었다. 그만큼 믿음이 있고 본인이 또한 잘 해줬기 때문이었는데, 오늘은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다 해봤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경기서 구자욱은 1번 좌익수로 들어갔고, 좌익수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올랐다. 결국 구자욱이 들어오면서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옮긴 셈인데, 1,2차전에서 지명타자는 이승엽이었다. 류 감독은 "우리가 7월에 자욱이를 1번, 박해민을 2번에 넣었을 때 성적이 가장 좋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그런 쪽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자욱이가 1루도 볼 수 있어서 채태인을 지명타자로 하고 최형우가 그대로 좌익수를 보게 할까도 생각했는데, 잠실 외야가 넓기 때문에 발빠른 자욱이를 좌익수로 기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의 선발 제외는 이날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에게 약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류 감독은 "장원준한테 형우가 9타수 4안타, 해민이가 8타수 3안타, 박석민이 5타수 4안타, 이렇게 다들 잘 쳤는데, 승엽이는 9타수 2안타 밖에 못쳤다"며 결심을 굳힌 배경을 설명했다.

'애제자'를 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류 감독은 팀상황과 데이터를 들며 취재진에 기꺼이 설명했다. 류 감독은 "승엽이의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이 분명히 올 것이다. 승엽이를 믿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승엽은 지난 1,2차전 두 경기에서 8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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