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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MVP 이번에는 투수? 니퍼트-차우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0-29 10:28


두산 니퍼트가 지난 27일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후 김태형 감독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단기전 MVP는 타자가 될 확률이 높다. 모든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보여줄 것이 많고, 투수는 한정된 기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투수는 아주 눈에 띄거나 화제가 될만한 활약을 펼치지 않는 이상 MVP 표심에서 불리하다.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기억되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는 KIA가 SK를 4승3패로 꺾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수 로페즈가 완봉승을 포함해 3경기서 2승에 평균자책점 1.53의 맹활약을 했지만, MVP는 7차전 끝내기 홈런을 친 나지완에게 돌아가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 적도 있었다.

어쨌든 역대 포스트시즌 각 시리즈 MVP를 분석해 보면 타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투수 MVP는 역대로 19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7명, 23번의 플레이오프에서는 7명, 32번의 한국시리즈에서는 12명이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MVP를 선정한 것은 1995년부터이며, 한국시리즈 MVP는 원년인 1982년부터 뽑았다. 합계 74번의 시리즈 가운데 투수 MVP는 26명으로 비율이 35% 밖에 안된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최근 3년 연속 타자가 MVP에 올랐고, 2006년부터 따지면 9번 가운데 투수는 2011년 삼성 오승환 한 명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두산과 삼성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투수가 MVP를 차지할 수 있을까. 두 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라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지만, 투수들 중에 눈에 띄는 후보들이 이미 나타났다.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삼성은 전천후 불펜 보직을 받은 차우찬이다. 니퍼트는 지난 27일 2차전에서 7이닝 3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6대1의 승리를 이끌었다. 니퍼트는 이미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 평균자책점 0.00으로 시리즈 MVP에 뽑힌 바 있다.

니퍼트가 MVP 후보로 꼽힐 수 있는 것은 그의 팀내 비중 때문이다. 니퍼트는 정상 로테이션에 따르면 6차전에 등판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5차전 등판도 가능하다. 이미 김태형 감독이 2차전 후 언급했던 사항이다. 만일 두산이 4차전까지 1승3패로 뒤지고 있다면 3일 휴식을 취한 니퍼트를 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3승1패로 앞서 있다면 5차전서 승부를 결정내기 위해서라도 니퍼트의 등판을 고려할 수 있다. 5차전이든, 6차전이든 니퍼트로 인해 또 한 경기를 승리할 경우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갈 공산이 크다. 니퍼트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두산은 니퍼트와 장원준, 유희관이 붙박이 선발이고, 다른 투수들은 상황에 따라 불펜 역할을 하고 있다. 니퍼트가 무너지면 두산 전체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

차우찬은 정규시즌서 13승7패, 1홀드,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한 선발 요원이다. 당연히 삼성은 차우찬을 한국시리즈서도 선발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에이스 윤성환과 마무리 임창용, 셋업맨 안지만이 제외되면서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릴 수 밖에 없게 됐다. 차우찬은 지난 27일 1차전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9-8로 앞선 8회초 1사 1,3루서 마운드에 올라 김현수와 양의지를 각각 삼진과 3루수 직선아웃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벗어난 뒤 9회에는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 3개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호투를 펼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차우찬은 앞으로도 긴박한 상황에서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백정현 심창민 차우찬이 불펜에서 잘 해줘야 승산이 있다"고 했다. 세이브가 됐든, 홀드가 됐든, 승리가 됐든,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차우찬이 실패하면, 삼성은 경기 후반이 어려워진다. 삼성 마운드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 차우찬이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니퍼트와 차우찬의 쓰임새와 활약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삼성 차우찬이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서 승리가 확정된 직후 나바로와 손을 맞대고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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