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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력 히어로즈가 日 금융회사로 급선회 한 이유는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23 11:21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SK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07.

히어로즈 구단은 왜 유력했던 A기업과의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을 포기하고 J트러스트 그룹 쪽으로 급선회 한 것일까.

히어로즈는 2010년부터 6년 동안 넥센 타이어와 손을 잡았다. 처음 2년 간 계약을 한 뒤 2011년 말, 2013년 말 두 차례 재계약을 하며 연간 40억원(추정)의 후원금을 받았다. 그리고 창단 당시만 해도 '선수 팔기'로 홍역을 치른 히어로즈는 이 같은 고정 수입이 생기면서 안정적인 시즌 운영이 가능해졌다. 점차 팀 성적도 좋아졌고, 지난해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까지 진출했다.

네이밍 스폰서 계약의 효과를 톡톡히 본 건 넥센 타이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만 1000억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고, 2010년 이후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부터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히어로즈와 넥센의 동행은 더 이상 불가능해 졌다. 구단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후원금이 필요했고, 넥센 타이어보다 많은 돈을 주겠다는 곳이 잇따라 나타났다. 프로야구 인기가 치솟으면서 네이밍 스폰서십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부쩍 늘어난 셈이다.

이번에 히어로즈와 계약 직전까지 간 A기업이 대표적이다. 국내 굴지 대기업인 A기업은 히어로즈가 2년 전 넥센과 재계약을 할 당시부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도 나쁘지 않은 후원금 액수를 내세우며 히어로즈의 얼굴이 되는 듯 했다. 한 야구인은 "A기업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히어로즈 유니폼 디자인까지 모두 완료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일본계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 그룹이 튀어 나왔다. 1977년 3월 18일 설립된 J트러스트는 사원 3986명에 자본금 536억400만엔(약 5081억원)을 보유한 회사다. 2011년 대부업체인 네오라인크레디트를 인수하며 처음 국내에 진출했고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 JT캐피탈, 티에이자산관리대부가 자회사다. 다만 최근 대부 활동과 관련된 회사를 정리하면서 금융회사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히어로즈 관계자도 "대중에 알려진 것처럼 대부업체는 아니다. 현재 대부업과 관련된 것들을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업체 이미지가 강하다. 최근 배우 고소영이 광고 모델로 나섰다가 논란 속에 계약을 해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히어로즈도 이런 여론을 충분히 알고 있다. J트러스트와 손을 잡을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것을 예상했을 것이다. 한 야구인은 "히어로즈가 J트러스트 쪽으로 급선회한 이유가 있다. A기업보다 많은 후원금을 약속했다"며 "2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히어로즈 측은 이를 부정했다. 오히려 구단 운영에 손을 대지 않기로 한 점에 끌렸다고 밝혔다. 예컨대, 올해만 해도 구단이 트레이드를 추진하려고 하면 사전에 넥센 타이어 쪽에 통보를 해야 했다. 시즌 운영의 전권이 없었다. J트러스트는 그러나 야구와 관련된 일에는 일체 손을 대지 않기로 약속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경우 거액의 보너스를 약속했다. 그리고 이는 구단 입장에서 거절하기 힘든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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