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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캡틴' 오재원은 언제 터질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06:03


'캡틴'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는 '완벽'이라는 단어로 정리될 수 있다. KBO 사상 8번째, 외국인 투수로는 첫 번째로 '완봉승'을 거둔 니퍼트의 호투에 타선까지 골고루 터지며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7대0으로 제압했다. 오죽하면 적장인 NC 김경문 감독까지도 "완전히 진 경기였다"라고 했을까. 더할나위 없는 쾌승이다.


18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7대0으로 승리한 후 두산 오재원이 니퍼트에게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8.
하지만 이 승리의 뒷면에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완벽한 승리에 흠을 내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플레이오프가 5전3선승제라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한 번 이겼다고 시리즈를 따낸다는 보장이 없다. 상대보다 먼저 2승을 더 추가해야 비로소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낼 수 있다. 그래서 분명히 1차전 승리 뒤의 그림자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1차전에 나온 두산 승리의 그림자는 바로 하위 타선, 특히 7번 타순을 맡은 '캡틴' 오재원의 침묵이었다. 오재원은 이날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 4회초에는 1사후 등장해 좌익수 뜬공, 6회에는 1사 2루에서 삼진, 마지막 8회에는 다시 선두타자로 등장해 2루수 땅볼을 치는데 그쳤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6회다. 4-0으로 앞선 두산은 선두타자 양의지의 안타와 홍성흔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추가 득점기회를 잡았다. 니퍼트가 NC 타선을 압도하고 있었기에 여기서 추가점은 완전히 쐐기를 박는 점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오재원은 NC 세 번째 투수 임정호를 상대로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파울-볼-헛스윙 스트라이크에 이어 141㎞짜리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걸 지켜보기만 했다. 다행히 두산이 7회초 민병헌의 3점 홈런으로 6회 득점 실패의 아쉬움을 지웠지만, 1차전에서 두산 공격의 유일한 약점은 오재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오재원이 두산 공격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데 있다. 분명 오재원은 중심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하위 타선에서 팀 공격의 맥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준플레이오프 기간에는 그래도 2할8푼6리(14타수4안타)로 이 역할을 적절히 해줬다.

그 활약의 정점은 지난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다. 두산이 5-9로 뒤지던 9회초에 무려 6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을 때, 그 대폭발의 불씨를 당긴 건 바로 1사후 중전안타를 친 8번 오재원이었다. 결국 두산 김태형 감독이 오재원을 신뢰하는 것도 바로 이런 면모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재원은 팀의 주장이다. 단기전 전력을 좌우하는 덕아웃 분위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책임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석에서 쳐줘야 한다. 1차전의 4타수 무안타 부진은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오재원이 1차전 부진을 절치부심의 계기로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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